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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주변이 온통 부잣집 아들인 이유: 부자는 원래 아들을 많이 낳는다.

access_time 2018.05.12 23:16


박세준 기자가 '주간동아' 이번 호에 '역전된 성비…그 많던 남자 애들은 어디 갔을까'라는 제목으로 재미있는 기사를 썼습니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이 기사를 찾아 읽다 보니 이 기사에 본문만큼 재미있는(?) 댓글이 달렸네요.


원래 자연상태에서는 여성성비가 높고, 그렇기 때문에 남성성비가 높은 경우는다른 이유들로 인해 비정상적인 상황이지요. 이런 상식 수준의 전제도 없는 논지 전개로  글을 쓰는 기자의 수준도 문제이지만, 이런 글을 데스크에서 거르지 못하는 동아일보의 데스크 수준도 참 안타깝습니다. 어쩌다 동아일보 인력이나 글 수준이 3류 인터넷 매체 수준으로 전락했는지...


일단 이 기사는 주간동아 기사지만 동아일보에도 '[토요기획]어릴적 모자라던 여자 짝꿍, 커서 보니 남녀 짝이 얼추 맞네'라는 제목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니 동아일보 데스크 운운한 방향 자체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원래 자연상태에서는 여성성비가 높(다)'는 주장은 맞을까요?



원래 남자 아이가 더 많이 태어난다.

아닙니다. 세계은행 자료를 보면 가장 최신 시점(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여자 아이 1000명이 태어날 때 남자 아이는 1073명이 태어났습니다. 



물론 전 세계 데이터라고 해서 '자연 상태'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각각 인구 13억 명이 넘는 중국이나 인도에서는 여전히 남아 선호 사상이 아주 심하니까요. 2016년에 여자 아이 1000명이 태어날 때 중국에서는 남자 아이가 1152명, 인도에서는 1107명 태어났습니다. (참고로 한국은 1070명으로 세계 평균보다 3명 적었습니다.)


남아 선호 사상이 여전한 나라에서 남자 아이가 많이 태어나는 건 (우리도 경험했던 것처럼) 성별 초음파 검사 → 딸로 판명 → 임신 중절 수술 코스를 밟기 때문. 그렇다면 임신 시점 성별 분포를 알 수 있다면 이를 '자연 상태'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015년 4월 12일자에 이를 다룬 연구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등에 속한 연구진은 수정 후 3~6일이 지난 배아 13만9704개를 분석해 이 중 50.2%가 남자 아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를 1000명 단위로 바꾸면 여아 1000명이 태어날 때 남아 1008명이 태어나는 셈이 됩니다. 이 정도면 거의 일대일이라고 봐도 무방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자연 상태에서도 남자 아이가 더 많은 겁니다. 자연스레 '원래 자연상태에서는 여성성비가 높(다)'는 주장은 힘을 잃고 맙니다. 


한국 사람들이 틈만 나면 찾아 비교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어떨까요? 역시 세계은행 자료에서 OECD 평균 출생 성비는 여아 1000명당 남아 1053명(2016년 기준)입니다. 이 정도면 '원래 자연상태에서는' 남자 아이가 더 많이 태어난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겁니다. 실제로 보통은 여아 1000명당 남아 1030~1070명이 태어날 때를 '자연 성비'라고 부릅니다.



전 세계 인구 중에서도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다.

남자가 더 많이 태어나기 때문에 전 세계 인구 가운데서도 남자가 더 많습니다. 계속 인용하고 있는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 인구 가운데 50.4%가 남자입니다. 그것도 갈수록 남자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네, 맞습니다. 남자가 더 많이 죽는다는 점입니다. 50.4%를 역시 1000명 단위로 환산하면 여자 1000명당 남자 1016명입니다. 태어날 때는 여자 1000명 당 남자가 1050명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는데 인구 구성에서는 남자가 이보다 더 적으니까요.


한국도 당연히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이 포스트를 처음 쓰게 만든 주간동아 기사에서 인용하면: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20대 후반~30대 초반 남성들의 유년시절인 1990년 유년기 남성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35.5명으로 여성(21.2명)보다 높다. 이들이 10대가 되면서 남성 사망률은 61.3으로 여성(30.1)보다 배 이상 커진다.

(중략)

자살률도 남성이 훨씬 높다. 통계청의 ‘2015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자살로 사망한 남자는 9559명으로 여자(3954명)보다 훨씬 많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로 보면 남자가 37.5명, 여자가 15.5명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네이버에서는 이 기사에 "재미있는 기사인줄 알았는데 남자가 많이 죽어서 성비가 맞춰져 간다는 기사. 살벌하네..."하고 댓글을 남기신 분도 계셨는데 살벌한 건 사실이지만 동시에 이게 '자연의 이치'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남자가 더 많이 죽으니까 더 많이 태어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것. 다만 요즘에는 의학 기술 발전 등으로 예전만큼 남자가 많이 죽지 않아서 전 세계적으로 남자 인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남자 아이는 먹고 살 만할 때 많이 태어난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사회경제적 환경이 성비에 영향을 끼친다는 겁니다. 송스거 미국뉴욕시립대 퀸즈칼리지 교수가 영국학술원을 통해 펴낸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60년 52.7%였던 남아 출생 비율은 1963년 51.0%까지 떨어졌습니다. 1960년에는 여아 1000명당 남아 1114명이 태어났는데 1963년에는 1040명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이 기간에 중국 역사에 있었던 가장 중요한 사건은 '대약진 운동'(1958년~1962년)이었습니다. 이 운동 목표는 '잘 먹고 잘 살아보세'였지만 실제로는 3000만 명이 굶어 죽는 '대기근'으로 이어졌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지면서 남아 출산이 줄었던 겁니다.


거꾸로 억만장자는 아들을 많이 낳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대 엘리사 캐머런 교수 연구팀이 2009년 1월 14일자 '플로스 원(PLos One)'을 통해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억만장자 특히 남자 억만장자는 아들을 많이 낳습니다. 남자 억만장자는 자식 중 65%가 아들입니다.



아들이 많은 억만장자라면 역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떠오릅니다. 그는 아들만 6명을 뒀습니다. (한 명은 생후 10주 만에 숨졌습니다.) 생전에 한국 최고 부자였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도 (혼외자 두 딸을 제외하면) 슬하에 8남 1녀를 뒀습니다. 


연구진은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에서 이유를 찾습니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는 임신 당시 호르몬 분비(부모 모두)가 자녀 성별 결정에 영향을 끼칩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으면 아들을 낳을 확률이 올라가는 식이죠. 그런데 이 남성 호르몬은 성취욕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억만장자는 이런 성취욕이 아주 높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테스토스테론 분비도 많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들을 많이 낳게 된다는 겁니다. 


사람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과대학원 조지프 가너 박사가 샌디에고 동물원 포유류 번식 기록를 분석한 결과 암컷은 자기 건강 상태와 짝짓기 상태였던 수컷의 계급 등을 고려해 자녀 성별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식 환경이 좋아서 자기 건강 상태가 좋거나 (혹은 동시에) 수컷 계급이 높을수록 수컷 새끼를 많이 낳았습니다. 



왜 아들이 선택 대상인가

이 정도가 되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딸이 아니라 아들을 낳을지 말지 선택을 해야 하는 걸까요? 그건 자식을 낳는 일이 기본적으로 유전자를 남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기본적으로 딸을 통해 유전자를 남길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에 확률이 떨어지는 아들이 선택 대상이 되는 겁니다.


그건 왜 그럴까요? 일단 세상에는 여자보다 남자가 많습니다. 그러니 남자에게 기본적으로 '연애=경쟁'입니다. 게다가 일처다부제보다 일부다체저가 흔하고, 여자보다 남자가 바람을 피울 확률도 더 높습니다. 실제 성비보다 더 남자가 치열할 경쟁에 매달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경쟁에서 실패하면 유전자를 남길 확률이 제로(0)에 머물 수도 있는 게 아들 인생입니다. 할리우드에서 '40세까지 못해 본 남자'라는 영화를 만들어도 같은 '40세까지 못해 본 여자'는 만들지 않는 이유가 다 있는 법입니다.  


반면 딸을 통해서는 유전자를 남기기는 상대적으로 쉬워도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기가 어렵습니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소련에 살던 바슬리예프 부인이 자녀 69명을 낳은 게 역대 최다 출산 기록입니다. 그럼 이 부인 남편 자녀도 69명일까요? 아닙니다. 그의 남편은 두 번째 부인을 통해 자녀 18명을 더 얻었습니다. 남자가 자식을 더 많이 얻기가 쉬운 것. 심지어 1672~1727년 모로코를 다스렸던 물레이 이스마일 이븐 샤리프 술탄은 자녀를 867명 두기까지 했습니다. (예상하시는 것처럼 아들이 525명으로 60.6%였습니다.) 


요컨대 어떻게든 유전자를 남길 확률을 높이겠다면 딸을 낳는 게 효율적인 선택이지만, 아들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아들을 낳는 게 효율을 높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시절 '무조건 아들 낳고 보자'는 모드였고 그 결과…



줄었다는 성비가 1985~1989년생 여자 1000명당 남자 1107명, 1990~1994년생 1056명입니다.  전 세계 통계와 비교하면 1985~1989년생은 여전히 출생 자연 성비도 뛰어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동아일보 기사 제목과 달리 여전히 짝이 얼추 맞는 건 니고, 여러분이 연애를 못하는 건 꼭 여러분 잘못이 아닙니다. 전국에 계신 모든 총각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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