聰明不如鈍筆
총명불여둔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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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성공기

저도 얼마 전에 담배를 끊었습니다. 사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이걸 끊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그래서 담배부터 버리자, 고 주머니에 있는 담배를 버리려고 보니 방금 막 사서 이제 딱 첫 대를 피운 건데 너무 아까웠습니다.

처음엔 누구 피우는 놈 주지 뭐, 하는 생각으로 그냥 주머니에 넣어 두고 그 날 하루 종일 담배를 피우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습관적으로 담배를 한대 피웠죠. 끊기로 해놓고선 이게 무슨 짓이냐!! 하는 생각과 함께, 참 아프고 좋고 쓰리고 달콤한 추억을 함께한 담배인데 그냥 이대로 작별을 고하기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책상 서랍에 몇 년째 방치돼 있는 지포 라이터에 부싯돌도 갈고 기름도 새로 넣고 표면도 맨질맨질 닦았습니다. 그리고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담배가 있어서 고마웠던 순간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딱 한대씩만 피웠습니다. 그리고는 하루 종일 금연. 담배가 너무너무 피우고 싶을 때는 감잎차를 마셨습니다.

그렇게 한 대 한 대 피우다 마지막 개비가 남았습니다. 마지막 한대를 손에 쥐고 아직도 담배가 너무 고마운 순간이 남아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더 이상 떠오르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담배에게 보내는 제법 긴 편지를 한 장 썼습니다. 그리고 편지를 쓴 종이에 불을 붙여 제 인생의 마지막 담배를 피웠습니다.

그러나...

















야구 시즌이 개막되니, 다 부질없는 짓이 돼 버렸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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