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우 - 5월 그 하루 무덥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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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야구장 안으로 소주병이 날아 들어오고 난리다.
숫제 웃옷을 벗어 버린 두 청년은 114M  외야석에서 구장으로 뛰어내린다.
라디오 아나운서와 해설자는 혀를 차면서, 중계하고 훈계하고 경고한다.
"여기는 어디까지나 교육의 연장입니다. 학생 야구에 성인들이 저런단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처삽니다. 스포츠 정신이란 게 뭡니까? 룰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 아닙니까? 네네, 그렇습니다. 경기는 일단 중단됐읍니다만, 아 지금 경비원들이 외야 족으로 가고 있군요."
주심에게 항의하러, 외야 쪽에서 홈으로 달려들어온 한 휴가병은, 전경 경비대에 그대로 안긴 채 들러 나간다.
관중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장내 방송 여자 아나운서가 싸나운 음성으로 계속 꾸짖어 대고 있다.
"파울선에 내려와 있는 분들도 빨리 나가 주세요!"
다시 남자 목소리가 튀어 나온다.
'慶北高-光州一高, 숙명의 격돌'이라고, 정말 대문짝만하게 '미다시'를 뽑은 '日刊스포츠'로 모자를 만들어 李선배와 나는 하나씩 머리에 썼다.
李선배와 나는 안타 하나에 딱 한 잔씩만 하기로 한 소주를 공평하게 다 마셔 버렷다.
"아마, 제 목숨이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잊어 버린 사람들도 다 저런 사람들이었을 거야."
나는 이선배의, 싼뿌라찌를 해박은 송곳니에 햇빛이 반사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웃고 있다.
나도 웃고 있다.
在京慶北高等學敎同門應援團 쪽은, "잘가세요 잘있어요"를 부르며, 징을 치며, 북을 치며, 그쪽은 그쪽대로 난리다.
李선배는 그쪽으로도 박수를 보낸다.
무엇에든 집착하지 않는 그의 천성을 나는 매우 존경한다: 그는 경쾌하고 경솔하다.
그런 그가 어느 해 봄날, 반포, 그의 아파트 앞 상가 켄터키 치킨집에서
"우리 모두 가서 죽어 버리자"고 울음을 터뜨렸을 때도 나는 그를 불신하진 않았다.
"광주일고는 져야 해! 그게 포에틱 자스티스야."
"POETIC JUSTICE요?"
"그래."
이선배는 나의 몰지각과 무식이 재밌다는 듯이 씩 웃는다.
그의 물기 젖은, 싼뿌라찌 가짜 이빨에 햇빛이 반짝거렸다.
나는 3루에서 홈으로 生還하지 못한, 배번 18번 선수를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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