聰明不如鈍筆
총명불여둔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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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 쇼티(Get Shorty)

MBC 시험을 째고 무얼할까 하다가 역시나 GomTV에서 고른 영화. 한 번 본 영화를 다시 보는 걸 그렇게 싫어했었는데, 확실히 머리가 나빠지면 기억력 역시 둔화되는 모양이다. 처음 볼 때보다 더욱 재미있다고 느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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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영화가 내게 던지는 물음을 좀더 잘 혹은 다르게 이해하게 된 것이 또다른 재미를 준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계속 세련됨과 유치함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이 영화를 지켜봤다. 물론 감독의 선택은 세련됨이다.

존 트라볼타는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는 칠리 파머를 너무도 세련되게 연기한다. 세련됨의 원천은 단연 침착함. 여기에 상대 배우들의 극성스러움이 칠리 파머를 더욱 침착하게 만든다. 파머는 그저 유유히 상대를 향해 냉소를 지으며, 상대를 처치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대니 드비토진 해크만 역시 자신이 가진 이미지를 세련된 방식으로 탈피한다. 드비토가 그 작은 키로 존 트라볼타 흉내를 내고 다니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귀엽지 않은가. 해크만 또한 '마초'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이 '찌질이' 캐릭터를 세련되게 소화하는 놀라움을 보여준다. 브.라.보.

그래서 어두워야 하는 이 영화는 오히려 빛이 난다. 소위 '조폭 영화'지만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템포 역시 경쾌하기 이를 데 없다. 한마디로 정말 잘 찍은 영화라는 이야기.

아, 확실히 12년전의 르네 루소는 정말 매력적인 여자였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게다가 작품 속의 루소는 총명하기까지 하다. 언제부턴가 가는 세월이 너무도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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