聰明不如鈍筆
총명불여둔필
assignment Scribble/.OLD

혼자가 된다는 것

access_time 2010.07.18 22:53
지독한 성대의 떨림보다
목근육의 긴장으로부터 비롯되는 필터의 빨아들임에 오히려 더 집착하는 까닭은
타들어 가는 그리움에 지배되는 초조함에 있기도 하지만,
내게 주어진 몫의 이유는 무관심에 있었다.
'그들'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벽을 치는 무관심,
그래서 난 무거운 언어 대신 가벼운 담배 연기를 택했다.

아니다,
무관심은 처음부터 표현의 가능성조차 지니지 않는다.
누군가를 이해하려 애쓰려 할 발동을 거는 관심,
하지만 신만이 용서의 권리를 가졌듯
누군가에게 깊지도 않은 이해의 눈빛을 보낸다는 것 또한
그들로서가 아니라 철저히 타인이 될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다.
무관심에 대한 관심조차 하나의 관심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뽑고, 누군가에게 뽑히고,
한쪽은 나를 알고 나는 상대를 알지 못한다.
사춘기를 맞이할 때의 설레임조차 포기해 버린 유치한 일방 통행,
어쩌면 난 그들 모두를 거슬로 올라가는 어리숙한 운전수,
하지만 두개의 거짓이 서로를 증명할 수 있다해도 결코 그것은 진실이 되지 못한다.

오랫동안 갈구해온 만남이 이루어진 순간에조차
코 앞에서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그에 의해 무시되어 버린 나의 기대,
하지만 그의 변명은 늘 나를 달랠 능력을 지녔기에,
오늘도 난 그의 무관심을 믿어 버리고 만다.
맥주 한 잔 얻어 마시기도 못한 만남에도 난 이미 취해 버린다.

블랙 러시안, 보드카 스트레이트 석 잔, 잭다니엘 글라스 한 잔,
내 어리숙한 용기를 붇돋워준 고마운 알코올에 감사해할 나의 비겁함은,
오늘도 뒤늦은 타이밍으로 그의 잠만 깨울 뿐,
고백의 다급함을 그에게도 알리지는 못한다.
기대를 접어야만 하는 차가운 거부 속에도
늘상 계속되는 외로움은 자신의 위험을 내게 경고하지 못한다.
오늘도 난 엉뚱한 이를 붙들고 존재의 무게를 설명하려다 지쳐 잠이 든다.

혼자가 되고 싶다는 것,
어쩌면 그건 그들 모두와 하나가 되고 싶다는 뜻일런지도 모른다.


─── kini註 ────────
이게 분명 m을 처음 만난 소감을 적은 글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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