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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47, 우주왕복선 업고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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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만 쓸 쑤 있는 표현이지만) 지난 달 미국에 있을 때 우주왕복선 착륙 장면을 생중계하는 장면을 TV에서 봤다. 우리나라 TV에서도 발사 장면을 본 적은 있는 것 같지만 생중계로 착륙 장면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때 문득 '보잉 747 위에 우주왕복선을 얹은 사진을 봤던 것 같은데 그건 무엇 때문이었을까?'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맞다. 내가 미국에 갔던 이유는 '2010 세계 창의력 올림피아드(Odyssey of the Mind)' 취재 때문이었다.

간단히 구글링을 해보니 이유는 이랬다. 원래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발사한 우주왕복선은 우주에서 임무를 마치면 플로리다 기지로 귀환한다. 발사대가 이곳에만 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착륙하면 다시 플로리다로 우주왕복선을 옮겨와야 하기 때문.

그런데 악천후 때문에 다른 곳에 착륙해야 할 일 때가 생긴다. 우주왕복선은 더러 미국 서쪽 끝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 에드워즈 공군 기지에 착륙할 때도 있다. 가까운 곳이라면 대형 트럭을 이용해도 되지만 캘리포니아에서 플로리다는 4000km나 된다.

문제는 우주왕복선에는 사실상 별도 동력 장치가 없기 때문에 생긴다. 이륙 할 때는 쓴 로켓은 이미 본체에서 분리한 지 오래기 때문. 우주왕복선이 착륙할 때는 활강만으로 충분하다. 우주왕복선을 수송시에 싣기엔 크기가 문제다. 분리해 실었다가 다시 조립하는 건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그래서 보잉 747 위에다 우주왕복선을 얹고 플로리다로 돌아오는 것이다.

우주왕복선 수송기 또는 SCA(Shuttle Carrier Aircraft)라 불리는 이 아이디어는 우주왕복선이 세상에 등장하던 1970년대 같이 시작했다. 현재 NASA에서는 보잉 747 두 대를 SCA로 활용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SCA 꼬리날개가 일반 보잉 747하고는 다르게 생겼다는 점이다. SCA는 일반 보잉 747 수평꼬리날개 끝에 수직꼬리날개를 덧붙인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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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래 동영상이 설명한다. 안도노프는 구 소련에서 제작한 항공기로 SCA가 하는 것과 똑같은 구실을 맡는 비행기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처음에 꼬리를 봤을 땐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내년 2월 26일 인데버호 발사를 마지막으로 우주왕복선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SCA도 마찬가지다. 우주왕복선은 박물관에 팔릴 예정이라고 하던데 SCA도 그렇게 될까?

그냥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우주왕복선 장난감이 생각나서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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