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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87 1980 광주 그리고 무(無)사설


신문에서 가장 중요한 기사는 1면톱 그리고 사설(社說)이다. 특히 그 날 가장 중요한 이슈에 대해 신문사가 자기책임 아래 의견이나 논평, 주장을 표명하는 사설은 신문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1980년 5월 19~23일자 동아일보에는 사설이 없다.

처음부터 사설을 쓰지 않았던 건 아니다. 그러나 계염령 아래서는 모든 기사는 검열을 받아야했고 남시욱 논설위원이 쓴 19일자 사설은 절반이 뭉텅 잘려 나갔다. "광주에서 온 소식은 참으로 가슴 아픈 것', '데모하는 시민은 우리 국민이니 적이 아니므로 군인이 국민에게 총을 쏘아서는 안 된다'는 부분이 원본에서 사라졌다.

검열 거부 자체가 계엄법 위반이었던 시대. 동아일보는 아예 사설을 없애기로 했다. 이른바 '무사설(無社說)의 저항'. 사설이 나가지 않는 동안에는 만평도 싣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그때하고 시절이 다르다. 그래도,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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