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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99 이중과세


우리는 새해를 1년에 두 번 맞이하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그 덕에 새해를 삼는 기준도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분은 양력 1월 1일경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문자 또는 e메일을 보내시는 반면 요 며칠 보내는 분들도 계십니다. 아마 (3차) 갑오개혁으로 양력이라는 게 갑자기 우리 삶에 끼어든 뒤로 계속 그랬을 겁니다.

당연히 식민지 조선에서도 이중과세 문제는 골칫거리였습니다. 동아일보에서 이 문제를 처음으로 본격 거론한 건 1926년 1월 1일자. 당시 이 신문은 "예전부터 양력설은 왜설이라고 해서 왜(倭)자 들어간 것은 무엇이나 다 싫어하는 우리나라 사람은 양력설을 지내는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 돌리고 싫어하였다"면서 "그러나 근년에 이르러서는 (중략) 상여금도 타게 되고 월급도 올라감으로 집안이 풍성풍성하여 정말 새해 같고 설 같은 기분이 생기게 되었다"며 양력설만 쇠자고 주장했습이다.

2년 뒤 1월 3일자(http://bit.ly/1feklqY)에도 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기자가 가정집을 방문했을 때는 설 기분이 나지 않았는데) 유치원에 가봤더니 어린이들의 설빔으로 원내가 새 광채에 쌓여 있었다"며"미래를 대표한 유치원 아동들이 양력설을 가장 잘 설로서 생각하는 것은 분명 즐거운 현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니까 식민지 조선 사람들도 지금 우리처럼 설이면 보너스를 받아 유치원 다니는 자녀들 새 옷을 해 입혔다는 것. 어쩌면 우리가 90년 가까이 흐르는 세월 동안 이 문제를 끌어 안고 있는 이유도 여기 있는 게 아닐까요. 사실 두 번 쇠고, 쉰다고 나쁠 건 없으니까요.

기사 읽기: http://bit.ly/1feklq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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