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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102 가정의례준칙


장례식장에서 상주들은 남성은 검은 정장, 여성은 소복을 입는다. (물론 요즘엔 여성들도 검은 정장이 더 많다.) 이 옷차림이 시작된 건 1973년부터 가정의례준칙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면서부터다. 이 개정안 중 상복(喪服)에 관한 조항을 보면 이렇게 돼 있다.

"상복은 따로 마련하지 아니하고 한복일 경우에는 백색 또는 흑색 복장으로, 양복일 경우에는 흑색 복장으로 하되, 왼쪽 흉부에 상장이나 흰꽃을 단다. 다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그 복장을 평상복으로 할 수 있다."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삼베로 만든 상복을 입고, 머리에 굴건(屈巾)을 썼다. 그러나 이 법을 어기다 걸리면 5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했고 (짜장면 한 그릇에 80원 하던 시절이다), 취지는 좋지만 시행은 문제가 될 것이라던 우려를 물리치고 군부독재 정권은 기어이 전통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도대체 국가가 우리 삶에 얼마나 개입하는 게 정답인 걸까.

※물론 서양에서도 장례식 때 검은색 옷을 입는 게 일반적이다. 이건 언제부터 그랬을까? 1861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부군 앨버트 공이 숨진 뒤 평생 검은색 옷만 입으면서부터다. 그러니까 이 역시 '만들어진 전통'이다.

기사 읽기: http://bit.ly/1k7q2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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