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cal
첫 문장을 잊어 버렸다. 그게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문장이 떠올랐었는데 그게 어떤 것이었는지는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낮술을 먹고 한잠 자버린 탓이다. 왜 장터를 벌였는지 알지도 못한 채 단지 쥐가 불렀다는 이유로 나는 막걸리를 마셨다. 민중가요 몇 자락이 옆자리에서 불려지고 있었고 어정쩡한 계절의 오후답게 햇빛은 따가웠지만 바람은 조금 찼다. 절반은 반 팔, 절반은 긴 팔을 입은 그런 날씨. 해가 슬며시 관악산을 넘어갈 때 즈음 제사를 핑계대며 자리를 떴다. 앉아있을 때와는 다르게 일어서서는 취기가 조금 도는 게 느껴졌고, 햇빛이 따갑다는 게 얼굴 전체로 느껴졌다. 아마 그 순간에 그 문장이 떠올랐던 것도 같다.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 그런 문장. 좌석버스를 타고 이어폰으로 귀를 틀어막고 재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