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24 평화의 댐 건설
서울대 토목공학과 선우중호 교수는 하루 종일 TV 뉴스에 출연해 63빌딩 절반이 한강물에 잠기는 모형을 설명하기 바빴다. (나중에 서울대, 명지대 총장을 지낸 그 선우중호 교수 맞다.) 이제와 생각하면 참 이상한 노릇이었다. 서울이 분지도 아닌데, 제 아무리 물이 200억t이나 된다고 해도 어떻게 63빌딩이 물에 절반이나 잠길 수 있는 걸까. 그러나 아시안게임을 치른 뒤 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우리 국민들은 불안했다. 국민학생들(그때는 분명히 이렇게 불렀다.) 코 묻은 돈까지 차곡차곡 모아 639억이나 만들었다. 온 나라가 반공 바람을 탔다. 개헌과 민주화를 요구하던 목소리는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그렇게 화천에 '평화의 댐'이 높이 80m로 들어섰다. 사람들이 정신을 차린 건 1993년 국정감사 때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