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가슴, 배 그리고 크리스마스
"오빠, 작년 크리스마스 때 뭐했어요?" "그때도 아파서 그냥 쉬었어." 그랬다. 1년에 한 두 번씩 꼭 아픈 다리는 그때도 아팠고, 그 핑계로 그냥 집에서 쉬었다. 물론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아팠던 건 사실이니까 핑계라고 할 수 없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 무엇인가 기념일이라는 것에 굉장히 질린 상태였고, 어차피 똑같은 술자리를 굳이 반복하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었다. 어쨌거나 강의를 쉰다는 것만으로도 나름 행복한 상태였으니까 휴일을 말 그대로 휴일처럼 보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그냥 오빠랑 보내는 크리스마스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요." "글쎄 나도 Z랑 보내는 크리스마스가 어떨지 궁금한 걸." 사실 어릴 적에는 크리스마스가 말 그대로 크리스마스였다. 산타클로스가 준다는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