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과 뚫훍송
제가 사춘기가 되면서 원래 창고처럼 쓰던 방이 제 방이 됐습니다. 이 방에 책꽂이가 하나 있었는데, 아마도 할아버지가 아버지 사춘기 시절에 사주셨음직한 도서 시리즈가 꽂혀 있었습니다. 주로 세로쓰기로 씌어있는 책들이었죠. 이어령 전집도 있었고, 세계명작선 같은 것들도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어린 시절 제 마음을 사로잡은 시리즈는 바로 黑人文學全集이었습니다. 어찌하여 흑인 문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책이 '60년대에 나왔는지 당시로서는 알 수 없는 노릇이었지만, 마땅히 할 것이 없는 밤이면 늦도록 한권씩 뽑아서 열심히 읽고는 했습니다. 이제 인터넷 발달로 구글링을 해보니 이렇게 생겼네요. 아마도 당시 이 책을 읽은 것이 제게는 WASP으로 대변되는 서구와 미국을 뛰어 넘어 또 다른 세계를 보는 계기가 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