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버메트리션 구보 씨의 一日
어머니는 해가 중천에 뜨도록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있는 아들이 원망스럽다. 제 아무리 이태백이 아무렇지도 않은 세상이라지만, 제대로 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여태 월급쟁이 노릇도 변변찮게 해보지 못한 아들이 예뻐 보일 수만은 없는 것이다. 분명 어젯밤에도 새벽녘까지 쓰잘데기 없는 야구 나부랭이와 씨름하다가 해가 뜨고 나서야 겨우 잠들었을 게 틀림없다. 끄지도 않고 잠든 컴퓨터 모니터에는 알 수 없는 숫자와 그래프가 가득 들어 있었다. "어이, 구보. 엄마가 취직 공부하랬지 만날 밤새 야구만 보랬냐?" 구보는 그 소리에 겨우 일어나 컴퓨터 앞에부터 앉는다. MLB.TV를 주소창에 치고 자리에 앉아 보스턴 경기를 클릭한다. 양키스에 박빙의 리드를 지키고 있었고, 파펠본이 마운드에 올라 있었다. 구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