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습니다. 서울지하철 1호선은 예외입니다. 1호선은 왼쪽으로 다닙니다. 제일 먼저 지은 지하철 노선이 규칙을 어긴 건 경인·경부선과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국철'이라고 부르던 그 노선이죠. 같은 철로를 이용하려다 보니 부득이한 선택이었던 겁니다. 좀더 정확하게는 1호선도 우측통행할 예정이었지만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좌측통행으로 바뀌었습니다. (KBS2 '스펀지'를 열심히 보신 분이라면 신설동역 한 켠에 있는 '유령역'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서울지하철 4호선에도 '국철' 구간이 있었습니다. 현재 남태령역~오이도역 구간이죠. 이 중 금정역 아래 노선(안산선)은 처음 만든 1988년부터 1994년까지는 1호선 구간이었습니다. 그러다 남태령역~금정역을 잇는 과천선을 만들면서 4호선하고 연결하게 됐습니다. 4호선과 과천·안산선 사이에 통행 방향 문제가 생긴 게 당연한 일. 게다가 4호선은 직류로 전동차를 움직인 반면 국철 쪽은 교류 방식이었습니다. 신호체계도 달랐지만 일단 이건 패스.
그래서 남태령역~선바위역 사이에 이른바 '꽈배기굴(아래 사진)'을 만들었습니다. 서울 구간하고 경기도 구간을 나눈 거죠. 혹시 4호선을 타고 있는데 있는데 "잠시 후 전력 공급 방식 변경으로 객실 안 일부 전등이 소등되며 냉·난방 장치가 잠시 정지되오니…"하고 안내 방송이 나오면 바로 그 구간을 지나고 있는 겁니다. (열차 진행 방향도 바뀐다는 걸 알려주지 않는 건 함정입니다.) 당연히 이 구간을 지나면 철로를 중심으로 출입문 방향도 바뀌게 됩니다.
지하철은 물론 자동차도 모두 오른쪽으로 다니는데 기차만 왼쪽으로 다니는 건 당연히 일제강점기 때 철도 노선을 짓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 지은 1호선도 좌측통행으로 지었습니다. 그러면 2호선부터 계속 왼쪽으로 지었으면 됐을 먼저 만든 법을 지키려다 문제를 어렵게 만든 사례입니다. 게다가 사실 승객 대부분은 기차가 왼쪽으로 다니는지 오른쪽으로 다니는지 별 관심도 없습니다. '표준'이라는 게 인터넷 브라우저를 만들 때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고속철도(KTX) 타고 내려가는 길 문득 서울역이 서울지하철 1, 4호선 환승역이라는 사실이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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