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명칭은 버블보블(Bubble Bobble)이지만 보통 '보글보글'이라고 부르던 오락실 게임이 있습니다. 따로 설명하는 게 웃길 만큼 고전 게임 중에서는 히트작 중 히트작입니다. 당연히 패미컴(패밀리) 같은 각종 (TV에 연결해 플레이하는) 콘솔 게임기 제작 회사에서도 보글보글을 이식했습니다. MS-DOS용 버전도 있었고 최근에는 휴대전화(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보글보글 for Kakao(iOS 버전, 안드로이드 버전)'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식판은 원작하고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게 사실. 이제 몇 군데 남지도 않은 오락실에도 여전히 보글보글이 자리 잡고 있는 건 그만큼 원작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뜻일 겁니다. 컴퓨터(PC)나 스마트폰에서 이 원작 게임을 즐길 방법은 없는 걸까요? 그랬다면 이 글을 시작하지도 않았겠죠. 이럴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MAME(Multiple Arcade Machine Emulator)입니다.
역시 정식 발음은 /메임/에 가깝지만 한국에서는 다들 /마메/라고 부르는 이 프로그램은 오락실 게임을 컴퓨터에서 똑같이 구현하는 게 목적입니다. 에뮬레이터(Emulator)라는 낱말 자체가 다른 장치나 프로그램을 따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MAME이라는 이름 자체가 여러 오락실 기계를 흉내 내도록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겁니다.
오락실용 보글보글을 컴퓨터에서 시작하려면 일단 MAME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야 합니다. MAME 홈페이지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와 애플 OsX 그리고 리눅스 버전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운영체제(OS)에 맞는 버전을 내려받으시면 됩니다.
MS 윈도를 가장 많이 쓰실 텐데 윈도 10에서도 무리 없이 돌아갑니다. 참고로 이 글을 쓰고 있는 2016년 4월 12일 현재 최신 버전은 0.172입니다.
내려받은 파일을 실행하고 Extract('추출하다')를 클릭하면 자동으로 압축을 풉니다. 저처럼 바탕화면에 파일을 내려받으신 분은 바탕화면에 곧바로 폴더가 여러 개 생깁니다. 그게 싫으시면 미리 다른 폴더에 넣어두시거나 압축을 푸는 과정에서 따로 경로를 지정하시면 됩니다.
압축을 풀고 나서 실행파일(윈도는 mame64.exe)을 선택하면 일단 아래 그림처럼 나옵니다. 아직은 게임을 받은 게 없으니까 퐁(pong) 같은 초창기 게임만 실행할 수 있고 나머지는 에러 메시지가 뜹니다.
네, 게임을 따로 받아야 합니다. 정확하게는 게임을 할 수 있는 롬(ROM·Read Only Memory) 파일을 받아야 하는 겁니다. 우리는 보글보글을 하기로 했으니까 보글보글 롬을 내려받아야겠죠. MAME용 롬 파일은 구글 검색만 해도 어렵지 않게 나오지만 찾기 귀찮으실까 봐 여기 붙여 놓겠습니다.
이 파일을 내려받으신 다음에 MAME를 설치한 폴더로 갑니다. 'roms'라는 하위 폴더가 있을 겁니다. 여기에 이 파일을 그냥 복사합니다. 그러니까 압축을 푸실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다시 MAME을 실행한 다음 검색창에 Bubble이라고 치면 'Bubble Bobble (Japan, Ver 0.1)'이 활성화 상태일 겁니다. 이를 클릭하면 에러 메시지가 뜰 텐데 아무 키나 누르셔서 쭉쭉 넘어가면 그만입니다.
이제 이 글 맨 위에 있는 것 같은 게임 타이틀 화면이 뜰 겁니다. MAME은 오락실 게임을 구현하는 게 목적.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려면 동전을 넣어야 합니다. (숫자 패드 말고 문자 위에 있는) 숫자 5가 같은 구실을 합니다. 5번을 한 번 누를 때마다 동전을 하나씩 넣습니다. 그다음 (역시 숫자 패드 말고 문자 위에 있는) 1을 누르면 게임을 시작합니다. 조작은 화살표키, Ctrl 키를 누르면 방울을 쏘고, Alt 키는 점프입니다.
이미 리스트를 보신 것처럼 보글보글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세상에 나온 지 5년이 넘은 오락실 게임은 모두 다 ROM이 세상에 나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만 'Bubble Bobble' → '보글보글' 사례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이름과 정식 명칭이 다를 때가 많은 게 문제죠. 도스용 게임하고 마찬가지로 그럴 때는 고민하지 마시고 구글링을 활용하시면 어렵잖게 원래 이름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도저히 못 찾겠다 싶으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함께 찾아보시죠. 아, 또 구글링을 찾아 보시면 탈옥 없이도 iOS(아이폰, 아이패드)에서 MAME을 구동하는 방법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게임을 꼭 키보드로만 하셔야 하는 건 아닙니다. 어떤 종류든지 게임 패드를 가지고 계시다면 프로그램 안에서 설정하는 게 가능합니다. 진짜 오락실 분위기를 내고 싶으시면 범용직렬버스(USB)로 컴퓨터하고 연결하는 조이스틱을 하나 구매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한 2만 원 정도만 투자하시면 쓸 만한 녀석을 고르실 수 있습니다.
오락실 게임을 하시다 보면 한국에서는 대우전자 '재믹스'로 유명한 MSX 게임이 그리우실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블루MSX를 추천합니다. 그밖에 패밀리나 메가드라이브(슈퍼 겜보이), 슈퍼패미컴(슈퍼 컴보이) 같은 콘솔 에뮬레이터로는 레트로아크(RetroArch)가 좋습니다. 이런 에뮬레이터 모두 기본 원리는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ROM을 구해 구동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화려한 그래픽이나 사운드 같은 건 옛날 게임이 절대 요즘 게임을 따라올 수 없습니다. 그래도 게임도 역사가 쌓이면서 이제 게임과 함께 한 추억도 결코 무시할 수 없게 돼 버렸습니다. 심심할 때 이런 에뮬레이터를 찾아 한번 실행해 보시면 꼭 엔딩을 보지 않더라도 '아, 이런 게임이 있었지'하고 확인해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참 잘 갈 겁니다. 혹시 '덕질'에 소질이 있으시면 이런 녀석을 하나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다시 보글보글 하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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