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말하면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홈런왕 강속구>를 신나게 보고 있는데, 갑자기 풋볼 게임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야구 만화를 보다 말고 그랬냐고?
저 헬멧과 바이저(visor) 그리고 각종 프로텍터에 무선 통신 장치까지 모두가 풋볼을 떠올리게 만드는 아이콘에 틀림없다. 여기에 격렬한 배틀까지 더해지면 정말 풋볼이 아닌가?
그래서 옛날 하드를 연결해 Madden 2004를 깔았다. 하지만 도저히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로 너무 빨랐다. 그럼 뭐 별 수 있나? 와레즈 사이트를 뒤지는 수밖에 ㅡㅡ;
결국 우여곡절 끝에 Madden 2007을 하드에 깔고, 나는 Madden의 세계에 흠뻑 빠져버렸다. 2개의 시리즈를 건너 뛴 덕에 경험한 대단한 그래픽과 함께 말이다.
사실 풋볼 게임을 즐기는 일은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는 일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전쟁 게임과 그 룰(rule)은 다르지만, 풋볼의 각 포지션 역시 기본적으로 전쟁에서 각 군단이 가지고 있는 속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오펜시브 라인맨은 적군의 격렬한 저항으로부터 최전선을 지키고, 러닝백은 기갑사단이 되어 언제라도 전선을 뚫을 준비태세를 갖춘다. 와이드리시버는 적의 후방을 교란시키는 공수부대. 타이트엔드는 이들에게 집중된 적군의 허점을 노리는 게릴라 부대다.
그리고 이 모든 움직임은 쿼터백의 머리와 손끝에서 시작된다. 라인맨의 보호 아래 러닝백에게 돌격 명령을 내리는 것도 쿼터백이며, 공수부대에게 지원 사격을 위한 폭격 명령을 내리는 것 역시 쿼터백이다. 타이트엔드의 역할 역시 쿼터백의 선택에 달렸다. 쿼터백이야 말로 대통령이자 총사령관이며, 그래서 그가 곧 전쟁에서의 국가인 것이다.
그래서 역시나 Kinney라는 캐릭터로 쿼터백을 만들어 첫 번째 시즌을 플레이하고 있다. 12주차 게임을 치룬 현재 Kinney는 158.3의 쿼터백 레이팅을 기록하며 해당 부분 1위에 올라 있다. 그러니까 볼링으로 치자면 애버리지 300짜리 선수라고 할까? ㅡㅡ;
여튼 야구가 재미없어서 게임을 시작한 것인지, 게임이 재미있어서 야구를 안 보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녁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이 달라졌다는 것을 여기 이렇게 기록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