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공유 서비스(car sharing)라는 개념을 처음 접한 건 김상훈 선배 책 '
빅스몰'이었습니다. 그때는 해외에나 존재하는 서비스인 줄 알았습니다. 김 선배는 이 책에서 저마다 자기 차를 공유하는
릴레이 라이즈(Relay Rides)를 소개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제가 사는 경기 수원시에서
KT렌털과 함께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집카(zipcar)에 더 가까운 모델이었던 거죠.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제 방 창문에서 제일 먼저 보이는 주차장에 스폿(공유용 차를 세워놓는 주차장)이 있더군요. 처음에 호기심으로 한 번 이용한 뒤로 차가 필요할 때마다 이 서비스를 잘 쓰고 있습니다. (요즘 차 뭐 살까 징징대는 페이스북 포스트가 사라진 이유죠.)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아주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시간제로 차를 빌려 쓰는 겁니다. 요금은 시간당 8000원(현재는 프로모션 기간이라 4000원). 렌터카는 아무리 짧아도 6시간 요금은 내야 하는데 차를 공유하면 1시간만 적은 돈으로 쓸 수 있게 됩니다. 또 렌터카는 차를 특정해 쓸 수 없지만 공유제는 늘 똑같은 차를 몬다는 것도 차이점입니다. 한 번에 72시간 이상 예약할 수 없는 것도 공유제의 특징.
기름값을 처리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렌터카를 차를 빌리면 돌려줄 때 직접 기름을 가득 채워야 하죠. 공유제에서는 기름을 넣을 필요 없이
㎞당 200원을 내면 됩니다. 주행거리는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해 자동으로 계산. 스폿에 차를 세우면 이 두 가지 요금을 합쳐 얼마를 내면 되는지 문자메시지로 날아오고 미리 등록한 카드에서 돈이 빠져 나갑니다.
그럼 기름이 떨어지면 어떻게 할까요? 차에 주유 전용 카드가 있습니다. 이 카드를 가지고 기름을 넣으면 됩니다. 별도로 상주(常住)하는 직원이 없기 때문에 차에 기름이 4분의 1 이하로 남아 있을 때는 기름을 넣는 걸 매너로 치고 있습니다. (저는 보통 차를 반납하기 전에 주유소에 들러 만땅을 채웁니다.)
차를 운전하려면 열쇠(키)가 있어야겠죠? 직원이 없는데 어떻게 할까요? 정답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입니다.
앱을 가지고 차 문을 열고 닫는다는 것만 다르고 나머지는 스마트키 시스템하고 똑같습니다. 단 앱이 스마트폰 구실을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스마트키처럼 곧바로 열리고 닫히지는 않습니다. 한 1.5초 정도 시간차가 있습니다.
그럼 렌터카하고 자동차 공유하고 요금을 비교해 보면 어떨까요? 아래는 제가 실제로 가장 많이 쓰는 집~목동야구장을 계산해 정리해본 겁니다. 낮 12시부터 자정까지 빌리는 게 기준. 렌트카 회사는 영업시간이 끝났기 때문에 24시간을 빌려야 합니다.
구분 |
공유 서비스 |
일반 렌트 |
비고 |
거리 |
31㎞ |
네비게이션 앱 '김기사'
제안 거리 |
요금 |
6200 |
3983 |
아반떼
복합연비 14㎞/ℓ 오피넷 최저가 1799원 |
임대료 |
4만8000 |
6만6000 |
공유:
12~24시간 요금 렌트: 24시간 요금 |
합계 |
5만4200 |
6만9983 |
공유가
1만5783원 저렴 |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느라 잠깐 차를 쓸 때는 확실히 공유가 싸게 먹히는데 장기간 장거리는 다릅니다. 그러니까 여행을 갈 때는 공유가 좋은 방식이 아닌 거죠. 게다가 편도가 안 됩니다. 처음 빌린 자리에 세워둬야 합니다. 또 아직 KT렌털에서는 아반떼밖에 취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다른 회사에서는 다양하게 취급하더군요.)
차는 달리려고 세상에 태어났지만 서 있는 시간이 더 긴 제품. 언젠가는 저도 꼭 차를 사야 할 날이 오겠지만 아직은 그런 상황이 아닌데다 스폿이 코 앞에 있으니 당분간은 이 공유 서비스로 만족하려 합니다. 그 동안 제 자동차 지름신에 응답해주신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