聰明不如鈍筆
총명불여둔필
assignment Common Sense

WWW의 스물 다섯 번째 생일


25년 전 오늘은 세계 최초 월드와이드웹(WWW) 페이지가 선보인 날입니다. 영국 출신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소프트 공학자 팀 버너스리 경(60·사진)은 1990년 12월 20일(현지 시간) 'World Wide Web'이라는 제목을 달아 역사상 처음으로 '하이퍼텍스트'로 된 문서를 만들어 CERN 내부에 공개했습니다. 당연히 하이퍼텍스트 마크업 언어(HTML)로 된 문서 역시 이 페이지가 처음입니다. 당시 버너스리 경은 동갑내기였던 스티브 잡스가 만든 '넥스트'를 서버로 활용했습니다. 


버너스리 경은 처음에는 세계 여러 대학과 연구 기간에서 일하는 물리학자들이 공동 연구 과정에서 신속하게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주소(URL)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려고 이 페이지를 만들었던 겁니다. 그 전까지 인터넷은 e메일을 주고 받는 수준에 그쳤는데 버너스리 경 덕에 문서뿐 아니라 각종 멀티미디어 자료까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현재 인터넷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여전히 WWW가 인터넷하고 동의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적지 않죠.


원래 버너스리 경이 이 페이지를 올렸던 URL은 'http://info.cern.ch'였는데 현재는 세계 최초 웹페이지를 안내하는 소개 페이지로 바뀌었습니다. 대신 이 URL에서 첫 번째 웹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뒤로 인터넷에는 10억 개가 넘는 웹페이가 올라와 있는 상황입니다. 이 글을 올리면서 저도 페이지 하나를 더 추가했습니다.


버너스리 경은 현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 재단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W3C 재단은 웹 표준과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있는 기관입니다. 버너스리 경은 2013년에는 "인터넷 사용 자체가 인권이며, 인터넷에서 정보 공유와 개방을 막는 검열에 반대한다"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이 참여하는 '값싼 인터넷을 꿈꾸는 동맹'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2004년에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89)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버너스리 경입니다. 


이런 '인터넷의 아버지'에게도 후회하는 게 한 가지 있습니다. 버너스리 경은 2009년 뉴욕타임스 정보기술(IT) 전문 블로그 '비츠' 인터뷰에서 "자기 실수 때문에 사람들이 인터넷 주소를 입력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게 됐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실수는 '//'입니다. 그는 "개발 당시에는 좋은 아이디어처럼 보였지만 이 때문에 사람들이 시간과 잉크 그리고 종이를 낭비하게 돼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댓글,

Common Sense | 카테고리 다른 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