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완전, 무오류, 신성(神性) 등 최선의 깨끗한 논리야 말로 최악과 가장 친하고 가장 가까운 맹우(盟友)입니다. - 동아일보 1988년 9월 7일 '선(善)의 적(敵)은 최악과 최선입니다'
페이스북에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특별교부금 사용법에 대해 알려주는 사진 한 장이 올라왔습니다. 1626분께서 '좋아요'를 누르셨고 공유한 분도 1214명이나 됩니다. 그런데 저는 내용을 읽고 나서 저는 이 글을 쓴 분은 특별교부금이 무엇인지 오늘 처음 알게 된 게 틀림없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먼저 특별교부금이라는 게 뭘까요? 이종수 한성대 교수(행정학)가 펴낸 '행정학 사전'에 따르면 "중앙정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력 균형을 위해 각 자치단체에 교부하는 지방교부세 가운데 일정한 조건을 붙이거나 용도를 제한해 교부하는 재원"이 특별교부금(또는 특별교부세)입니다. 예를 들어 세월호 사건 때문에 경기 안산시 재정에 갑작스레 구멍이 생겼을 때 내려보내는 돈이 특별교부금인 겁니다. 따라서 특별교부금을 사회를 위해 쓰는 건 지극히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게다가 여기서 말하는 중앙정부는 청와대가 아니라 행정안전부(나중에 안전행정부, 현재는 행정자치부)입니다. 지방교부세법 제9조를 보면
안전행정부장관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제1항에 따른 특별교부세의 교부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이를 심사하여 특별교부세를 교부한다. 다만, 안전행정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신청이 없는 경우에도 일정한 기준을 정하여 특별교부세를 교부할 수 있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결국 이 글 주장처럼 만약 노 전 대통령이 정말 이 돈을 자기 마음대로 썼다면 지방교부세법을 어긴 게 됩니다. 물론 이 돈을 대통령 및 권력층이 쌈짓돈처럼 쓴 것 맞습니다. 잠시 경향신문 기사를 보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는 지난해 103억3000만원을 지원받아 지자체 중 가장 많은 특별교부금을 받았다", "2006년에는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광재 의원 지역구인 강원 평창에 296억8000만원이 지원됐다", "2005년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전북 장수에 지자체 중 가장 많은 73억8000만원이 지원됐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은 노 전 대통령을 칭송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능욕하는 내용이 되고 맙니다. 사실 노 전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추종하는 누군가를 신화 속 주인공으로 만들려 하다 보면 늘 벌어지는 당연한 귀결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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