聰明不如鈍筆
총명불여둔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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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Hedwig)

M양 홈페이지에 갔다가 녀석이 Hedwig 공연을 보고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날 밤 MSN으로 공연을 보고 가슴이 떨리다는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는데, 아마도 그게 이거였던 모양.

그냥 나는 예전에 이 영화에 대해 뭐라고 적었는지 확인해 보니 ;

세상엔 슬퍼야 되는데도 웃긴 일이 있다
웃기다기보다 웃을 수밖에 없는 일

그런데 더 어이 없는 건
슬퍼야 되는데 신나는 일도 있다는 것이다
차마 웃는 게 아니라
정말 왜 이렇게 신나지,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일

그 자리에 바로 이 영화가 서 있다
깜깜한 밤중에 TV-out을 하고
헤드폰을 끼운 채 열심히 보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볼륨을 올려 놓고
신나고 재밌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버림받은 아픔, 상실의 아픔, 배신과 분노
왜 이런 게 신나게 느껴진 걸까
내가 세상에 닳아 버린 걸까
아니면 그가 그래버렸던 걸까

그것도 아니면 산다는 게 그런 거라고
그저 익숙해지라고 알 수 없는 목소리가 읊조렸던 걸까

별로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모양인 듯

그나저나 그때는 TV-out을 해서 영화를 봤었구나 ㅡㅡ;
얼마 되지 않은 일인데도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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