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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재위 군주 2위 기록 남기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별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영국 왕실 제공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96세.

 

영국 왕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전하께서 스코틀랜드 밸모럴성(城)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두셨다"고 8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밸모렐성은 영국 국왕 여름 별장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매년 여름 두 달을 이곳에서 보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틀 전만 해도 밸모렐성에서 리즈 트러스(47) 총리에게 임명장을 전달했었습니다.

 

영국 왕실은 구체적인 사인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밸모럴성에서 카메라 앞에 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영국 왕실 제공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아버지 조지 6세가 1952년 2월 6일 세상을 떠나면서 만 25세 9개월 16일에 왕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70년 7개월 2일(2만5782일) 동안 왕위를 지켰습니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이보다 오래 재위한 인물은 '태양왕' 프랑스 루이 14세(1638~1715) 한 명뿐입니다.

 

만 4세 5개월 1일에 왕위에 오른 루이 14세는 77번째 생일을 사흘 앞두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72년 3개월 18일(2만6407일) 동안 자리를 지켰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6월 13일 태국 라마 9세(1927~2016)를 제치고 이 부문 2위로 올라선 지 87일 만에 서거했습니다.

 

한국사에서는 김수로왕이 157년(!) 재위한 게 기록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자리는 큰아들 찰스 왕세자가 물려 받았습니다.

 

이제 공식 호칭도 찰스 왕세자가 아니라 영국왕 찰스 3세입니다.

 

1948년 11월 14일에 태어난 찰스 3세는 어머니가 즉위하면서 만 3세 2개월 23일에 왕세자가 됐습니다.

 

그리고 70년 7개월 2일을 기다린 끝에 만 73세 9개월 2일에 왕위에 올랐습니다.

 

영국 역사상 가장 많은 나이에 왕관을 쓰게 된 주인공이 바로 찰스 3세입니다.

 

한국사에서는 신라 지증왕이 63세에 왕위에 오른 게 기록

찰스 3세는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물론 아버지 필립 공(1921~2021) 역시 왕족 출신입니다.

 

필립 공은 친가와 외가가 모두 왕족이라 어머니 엘리자베스(1900~2002) 왕대비가 백작 가문 출신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보다 더 '왕의 피'가 흐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날 왕세자가 된 찰스 3세 큰아들 윌리엄(40) 왕자 역시 어머니 다이애나(1961~1997) 빈(嬪)이 평범한(?) 백작 가문 출신.

 

또 윌리엄 왕세자 아내이자 조지(9) 왕세손 어머니인 캐서린(40) 빈은 아예 평민 출신입니다.

 

그러니까 영국 왕가는 필립 공 별세 때 처음 그렸던 유럽 왕가 인척 관계를 나타낸 아래 그림에서 갈수록 변방으로 밀려나갈 운명입니다.

 

오렌지색은 현재 군주, 검붉은색은 과거 군주, 푸른색은 과거 영국 왕.

다른 나라 왕실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재 유럽에서 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바티칸을 제외하면 총 11개국인데 이 중 배우자도 왕족 출신인 나라는 한 곳도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왕실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 숫자가 줄다 보니 왕족끼리 결혼하기가 쉽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둘이 좋아서 결혼을 하겠다는데 말릴 수 있는 세상도 아니고 말입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고조모인 빅토리아 여왕(1819~1901)이 '유럽의 할머니'가 된 지 다섯 세대 만에 세상은 그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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