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가 D-War를 보고자 하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코흘리개 꼬맹이 시절 여름 방학이면 늘 '심형래표 영화'를 기다렸기 때문입니다. 우뢰매부터 슈퍼 홍길동 시리즈까지. 그리고 심형래표 영화로 인해 제 어린 시절이 좀더 유쾌한 추억으로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신 분들이라면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아시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딱 방학 시즌에 맞춰 심형래표 영화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굳이 보지 않을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이죠.
그러니까 사실 D-War를 향한 제 열망은 어쩌면 이렇게 지극히 유아적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 이유가 애국심 때문도 아니고, 게임에 너무 길들여졌기 때문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송희일 씨의 생각은 전혀 다른 모양이지만 말입니다.
• 그러니까 제가 심형래 씨를 응원하는 이유는 전적으로 출신성분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현재 그것 때문에 이런 부당한 평가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역시 안타깝다고 느낍니다.
• 사실 부모성 함께 쓰기 운동에 제가 참여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송희일 씨가 자신의 이름을 굳이 저렇게 쓰고 싶다면, 그 의견 역시 존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든 자신의 이름을 원하는 대로 쓸 권리는 있다고 믿으니까요.
• 그런데 이런 건 영화에 너무 길들여져서 생긴 일은 아닐까요? 그리고 이건 슈주 아이들이 얼마나 무개념인지를 분명히 보여준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 심형래표 영화가 유치하게 느껴질 때 즈음 저를 사로 잡은 또 한 가지는 농구 대잔치였습니다. 프로야구야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구석이 더 많다고 느끼지만 '90년대 농구 대잔치는 확실히 현재의 KBL과는 확연히 달랐다고 느낍니다. 더 재미있자고 만든 프로 농구가 오히려 농구를 더 재미없게 만들었다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 그리고 지금은 NBA를 보는 친구들이 너무 적어져서 KG가 팀을 옮긴 것에도 큰 관심이 없지만 당시엔 정말 굉장했습니다. 저는 피펜의 팬이라 시카고를 응원했지만, MJ를 막던 제이슨 스탁스는 퍽 뛰어난 수비수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 스탁스가 한국에 왔는데 확실히 예전 같은 감흥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