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이렇게 소개한 것처럼 동아일보는 창간 8주년을 맞아 '글장님 없애기(문맹타파) 운동'을 시작했다. 본사와 지국, 분국을 통해 전국에 선전 포스터를 내걸었고 3월 25일부터 지면을 통해 행사 계획을 소개했다. 4월 2일에는 안재홍 방정환 최현배 최남선 같은 명사 30여 명을 초청 강연회도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원래 통치자들은 씨알(백성)들이 똑똑해지는 걸 참지 못하는 족속들. 조선총독부는 1928년 3월 29일 문맹퇴치 운동 금지령을 내렸다. 마음대로 글을 가르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동아일보는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아래 '만반 준비가 완성된 금일, 문맹퇴치선전 돌연금지'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물론 기사는 압수됐고 운동은 일단 실패로 끝났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방한한 외국인들이 제일 놀란 것 중 하나가 '한글'이었다고 한다. 당연히 한문 혹은 로마자를 쓸 거라고 예상했던 것. 물론 이렇게 읽고 쓰기 쉬운 글자를 만들어주신 세종대왕님께 제일 감사해야 하는 게 당연한 일. 그러나 1931년 '브나로드(농민속으로)' 캠페인을 시작한 뒤로 전국 방방곡곡에 한글 교재 210만 부를 뿌린 이 신문사에 일정부분 공이 있다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