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영국 런던에 사는 사라 씨(27)는 참 쓸쓸했습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사라 씨(27)는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돈이 문제였죠. 그때 지하철에서 우연히 구인광고를 보게 됐습니다.
5개월이 지난 지금 그녀는 경쟁자 3000명을 물리치고 '토끼 소녀'가 됐습니다. 토요일 30년 만에 재개장하는 런던 '플레이보이 클럽'에서 일하게 된 겁니다.
사라 씨는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원래부터 1960년대 빈티지 문화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좋은 토끼 소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두 아이 엄마인 테레사 씨(27·사진 오른쪽)도 토끼 소녀가 됐습니다. 플레이보이 브랜드가 주는 매력에 이끌렸다는 게 그녀가 토끼 소녀를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입니다. "1년에 3만 파운드(5288만 원)를 주는 직장을 구하기 쉽지 않죠. 게다가 일하는 시간이 짧아서 아이들도 잘 돌볼 수 있고요."
물론 플레이보이 클럽이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을 모두가 반긴 건 아닙니다. 영국 여성 단체에서는 항의 시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플레이보이 클럽은 여성을 돈 있는 남자들 성 노리개로 만들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반박합니다. "저는 교육을 받은 여자고, 제가 지적이라고 생각해요. 자기주장도 강한 편이고요. 그런데 그렇다고 재미있고 또 내가 여자라는 느낌이 드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건 아니잖아요?"
테레사 씨 주장은 이렇습니다. "이 자리에 쉽게 온 거 아니에요. 먼저 오디션을 거친 뒤, 칵테일 파티가 열렸죠.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음주 면접'을 본 겁니다.) 마지막으로 수학 시험도 봤어요. 카지노 딜러가 되려면 숫자에 밝아야 하니까요."
사실 두 사람이 플레이보이 클럽에서 하는 일은 카지노 딜러입니다. 물론 두 사람과 함께 뽑힌 토끼 소녀 80명 모두가 딜러인 건 아닙니다. 칵테일을 만들고 손님한테 서빙하는 웨이트리스도 포함돼 있습니다.
"딜러들은 충분히 딜러 교육을 시켰습니다. 또 웨이트리스라고 해서 스트립쇼를 하는 것도 아니에요. 토끼 복장은 그냥 전통의 상징일 뿐입니다. 새로 문을 여는 플레이보이 클럽에는 남녀 모두 찾아올 수 있어요." (루씨 샤프 ‘플레이보이 클럽' 대변인)
BBC는 이 소식을 전하며 제목에 '현대적 페미니즘'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 제 아무리 카지노 딜러라고 해도 '성의 상품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그마저 본인 선택이라면 모두에게 괜찮은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