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예전에 쓴 글을 읽다가 느낀 건데, 사실 kini'n creations라는 이름이 시작된 것은 초등학교 때의 일이었다.
당시 나는 혼자서 hwp 파일에 낙서를 하면서 놀았고, 그 낙서장을 '달리만듦'이라고 불렀다. 그러니까 안네가 자신의 일기를 '키티'라고 부른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행위였다. 혹은 닥터 두기가 일기를 쓰는 것 역시 마찬가지.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영어로 된 이름으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create라는 낱말을 배웠고 그것의 명사형이 creation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사실 kini's creations라고 쳐야 했는데, 실수로 kini'n creations라고 치고 말았다. 그런데 그게 그런 대로 괜찮아 보였다.
그러니까 kini는 곧 kini의 창작물이다. 이런 식으로 읽히기를 바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혼자서만 보고 놀았던 게 사실이지만 말이다.
그러다가 처음 사설 BBS라는 것을 만들면서 kini'n creations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온라인에 등장시켰다. 아마도 중학교 2학년 무렵의 일로 기억한다. 그리고 고교 시절을 거치며 kini'n creations는 다시 오프라인에만 존재하는 이름이 돼 버렸다.
다시 kini'n creations가 등장한 건 아마 어떤 분들을 알고 있을 넷츠고 홈페이지. 이후 제로보드 기반의 홈페이지를 거쳐, 현재 이 블로그의 이름이 다시 kini'n creations가 됐다.
그리고 사실 kini'n creations에서 '나'를 지칭하는 호칭도 몇 개 있었다. 처음에는 creator in the jungle. 당시 내가 살던 집은 동네에서 '나무 많은 집'으로 통했다. 그리고 한 동안은 creator on the hill. 언덕 위에 있는 집으로 이사를 했기 때문.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호칭 따위를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살고 있다. 분명 아파트로 이사를 하면서 어떤 이름을 떠올렸던 것도 같은데, 무엇인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creator in the cube?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았겠지만, 혹시나 왜 이런 이름을 달고 있는지 0.01초라도 고민해 본 분이 계실까봐 적어 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