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일에는 모처럼 바깥나들이를 했습니다. 그나마 걸을 만해졌기에 범수 형님의 '꼬득임'을 이기지 못하고 삼성역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바깥 세상은 제법 신기하더군요.
원래는 범수 형님이랑 정구 형님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 만나기로 했는데 한 분이 더 오셨습니다. <스포츠 2.0>의 최민규 기자님. 전화 통화는 몇 차례 했었는데 실제로 뵌 건 처음이었죠.
범수 형님이 둘이 여태 안 만나봤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고 그러시더군요. 사실 만날 기회는 많았는데, 어쩌다 보니 늦춰지고 말았습니다. 원래 알고는 있었지만, 대학 선배님이기도 하시니 반가운 자리였음에 틀림없습니다.
사실 최 기자님에 대한 저 나름의 이미지라는 게 있었습니다. 굳이 가까운 한 분을 고르자면, 배리본즈 형님. 그런데 생각보다 체구가 상당히 아담하시더군요. 그래도 역시 제가 여쭤보고 싶고 또 하고 싶었던 많은 말씀을 나눌 수 있어 유익한 자리였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은 "요즘 야구 기자 한다는 애들은 기자가 될 생각은 안 하고, 자기가 전부 칼럼리스트인지 안다니까." 사실 저 역시 그런 생각을 전혀 안 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밖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오프 더 레코드가 포함된 관계로 생략.
• 화요일은 전날 과음으로 인해 집에서 푹 쉬었습니다. 최 기자님 끈질긴 술자리를 좋아하시는 것 같더군요 ^^;
• 수요일에는 아는 동생 둘과 야구장에 갔습니다. 야구는 정말 '막장'이라는 게 무엇인지 느낄 만큼 재미가 없었습니다. 난생 처음 야구장에 간 누군가를 데려갔다면 안티 야구팬 하나 늘릴 법했던 경기. 하지만 녀석들과의 대화는 유쾌했습니다.
마냥 유쾌할 수만은 없는 소식도 하나 듣게 됐습니다. 잘 알지는 못했지만, 그리고 기억도 잘 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얼굴도 봤던 사이인데 참 안타까운 일이 생기고 만 것입니다. 모쪼록 잘 이겨내길 바랍니다.
동주야, 힘내라 -_-)/
• 목요일은 선수협 팬 미팅. 늘 느끼는 거지만 한쪽 이야기만 듣고서는 알 수 없는 게 세상일인가 봅니다. 그래서 기자는 남의 말을 전하는 사람(reporter)라는 최 기자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됐습니다.
사실 선수협은 분명 선수들의 이익단체고,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선수 노조'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야구판의 정의를 위해서 애쓰는 단체가 아니라는 이야기죠. 이 점을 감안하자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그런데 왜 내가 야구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것까지 고민해야 되는지 답답한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시장이 작기에 이렇게 선수협회 분들까지 만나서 '노는 것'이겠지만 확실히 답답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세상엔 편하게 좋아할 수 있는 것들도 퍽이나 많을 텐데 말입니다.
그래도 야구가 좋아서 모인 많은 분들과의 대화는 퍽 유쾌했습니다. 그리고 Z에게 선물할 사인볼도 하나 생겼고 말입니다. 사실 Z가 아니라면 조성민 사인볼이 쓰일 데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금요일에는 밤 9시가 넘어서 범계역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국내 굴지의 야구 사이트인 파울볼의 '불양' 님께서 주최하신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모르는 분들이 주를 이뤄 좀 어색하긴 했던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모처럼 병기 형님을 만나 뵐 수 있어 좋았습니다. 광수 형님도 마찬가지. 야구에 대한 이야기도 좋지만, 좋은 분들을 만나서 즐겁게 보내는 시간은 역시 그 못지않게 아름다운 법입니다. 다음번에 만나도 또 유쾌한 시간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대성이 형님, 즉 불양 님과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만, 위의 이야기와 중복되는 게 꽤나 많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그 모든 게 결국 그 사이트의 문화이고, 좋든 싫든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이라는 게 핵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예전만큼 애정이 많지 않은 사이트지만, 그래도 사이트 운영이 원활하게 잘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 토요일은 불러주는 사람이 없어 그냥 쉬었습니다. 야구 중계도 없고. 그래도 <大祚榮>이 있어 심심하지 않은 토요일. 그래도 jui와의 대화는 나름 유쾌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VOD로 <무한도전>을 보면서 잠자리에 들어야겠습니다.
• 모두들 편안한 일요일 보내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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