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송고한 기사에
이런 코멘트가 달렸습니다.
타율 .269 홈런 13개, 69타점 , 도루 19개 이 기록이 준수한가요? 준수하다는 뜻은 빼어나단 소리에요 기자님
먼저 기자도 아닌데 기자님이라고 불러주신 데 대해서는 감사드립니다. 여튼 그래서 준수하다를 한글학회에서 나온 <우리말 대사전>에서 찾아보니 이렇게 나와있더군요.
준수하다 〔준ː---〕
[형용사]재주와 슬기, 풍채가 빼어나다. ≒ 준미하다.
사실 저는 여태 준수하다는 말이 한자로
準秀하다고 쓰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準우승이 우승은 아닌 것처럼, 준수하다는 것 역시 뛰어나기는 하지만 최고는 아닌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사진에서 찾아보니 준수는
俊秀더군요. 그래서 한자 본래의 뜻만 놓고 보자면 독자 분께서 지적해 주신 내용이 맞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일상생활에서 준수하다는 말을 과연 '빼어나다'는 뜻으로 사용하십니까? 그러니까 A급 혹은 S급이라고 느끼는 것에 대해 '준수하다'고 표현하시는지 여쭤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야구를 예로 들자면, "선동렬은 참 준수한 선수야" 혹은 "이승엽은 준수한 홈런 타자지" 이런 표현을 사용하시는지 여쭤보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껏 제가 사용한 모든 표현을 일일이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저는 저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거든요.
제가 준수하다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는 "이택근은 파워는 좀 부족하지만 준수한 타자" 또는 "우규민은 삼진은 좀 못 잡지만 준수한 투수" 이렇게 사용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한채영의 가슴은 준수한 게 아니죠.
예전에 어느 시인께서 <사전은 말의 무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셨는데, 어쩌면 준수하다는 말에 대한 정의 역시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아니면 제 생각을 바꾸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