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냉장고에서 꺼낸
너의 담배가
팬티 깊숙이
빨려 들어오면
죽은 이들보다
서둘러
노을이 무너진다.
서로에게
기대지 않을 만큼만
흔들리며
오늘도
사람이 그리워
술잔에 한숨을 뿌린다.
돈 몇 푼,
붉은 네온 십자가에 기대어
꿈틀대는 단백질을 달래다
끝내는
얽혀 헉헉대는 숨소리에
태양빛 모두를 빼앗긴다.
태양은 없어도
해는 어김없이 서산으로 지고
술취한 금붕어는 바다에 불을 지른다.
물고기는 물과 싸우지 않는다.
그리고, 도무지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 kini註 ────────
고등학교 때 쓴 건지 대학교 1, 2학년 때 쓴 건지 헷갈리는 낙서
예전에 쓴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그때 나는 세월이 겨우 이만큼 흘러도 내가 뭔 소리를 썼는지 모르리라는 걸 알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