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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대통령을 어떻게 뽑나…첩첩산중 미국 대선 제도


미국 대통령 선거는 승자 독식 제도를 채택한 간접 선거입니다.


유권자가 표를 던지는 대상은 대통령 후보 본인이 아니라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입니다.


2020년 대선까지 이 선거인단은 총 538명. 따라서 선거인단 270명 이상을 확보하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습니다.


그냥 유권자가 후보에게 곧바로 투표해 당선자를 가리는 한국에서 보기엔 좀 이상한 것도 사실. 


한번 미국 대통령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알아볼까요?


프라이머리, 코커스 → 전당대회


요즘 미국 대선 관련 보도에서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낱말은 프라이머리(primary)와 코커스(caucus)입니다. 


두 낱말은 선거 때마다 정당별 후보 선출 과정에서 등장합니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대통령 후보를 최종 확정합니다. 전당대회 때 표를 던질 대의원(delegate)을 뽑는 행사가 바로 프라이머리와 코커스입니다.


이 둘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는 주(州) 정부에서 행사를 주관하느냐 아니면 당에서 행사를 진행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주 정부에서 진행하면 프라이머리, 당에서 하면 코커스가 됩니다.


프라이머리에는 당원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도 참여합니다. '인디언 추장 모임'이라는 뜻인 코커스에서는 당 간부나 당원들이 후보에게 직접 투표합니다.


두 가지 방식 중 어떤 걸 선택할지는 주 법에 달렸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미국령 영토를 제외한) 50개 주 가운데 37개 주는 프라이머리, 10개 주는 코커스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3개 주는 정당에 따라 프라미어리와 코커스를 나눠 실시하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화요일에 선거를 치르는 게 전통입니다.


주마다 자체적으로 일정을 잡지만 여러 주가 한꺼번에 예비 선거를 시행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이를 '슈퍼 화요일'이라고 부릅니다. 


번 대선 때는 12개 주에서 예비 선거가 있었던 3월 1일(이하 현지 시간)이 슈퍼 화요일이었습니다.


'슈퍼'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전국을 돌면서 뽑는 대의원은 전체의 80%. 나머지 20%는 '슈퍼 대의원'입니다. 상·하원 의원, 주지사 등 당연직 대의원이 바로 '슈퍼 대의원'입니다. 


이들이 전당대회에 모여 대통령 후보를 결정합니다. 그러고 나면 대통령 후보로 지명받은 사람이 부통령 후보를 선택하게 됩니다.


공화당은 7월 18~21일 클리블랜드 주 오하이오에서, 민주당은 같은 달 25~28일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전당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현직 대통령 소속 정당이 전당대회를 늦게 여는 게 관례라는 것도 알아두시면 어디 가서 잘난 척 하시기에 좋습니다.


각 주별 예비 선거 결과 및 후보별 대의원 확보 현황이 궁금하시면 여기: http://nyti.ms/21vRC8u


승자독식, 반란은 없다


정식 후보가 되면 투표일까지 TV 토론 참여 같은 유세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또 각 정당은 주마다 배정한 인원 수(위 그림)에 맞게 선거인단 구성도 마쳐야 합니다.


선거인단을 구성할 때는 먼저 각 주마다 2명씩 100명을 배정합니다. 그다음 인구 비례에 따라 435명을 나누고 수도 워싱턴에 3명을 배정하면 모두 538명이 됩니다.


2012년 대선을 정확하게 예측해 유명세를 탄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뉴스 사이트 이름이 fivethirtyeight.com인 이유입니다. 


올해 본 선거(general election) 투표일은 11월 8일입니다. (무슨 요일일까요? 당연히 화요일입니다.)


이날 만 18세 이상 미국 시민권자로 구성된 유권자가 투표를 마치면 각 주에서 어떤 후보에게 표를 던질지 결정하게 됩니다. 


이때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승자독식'입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주에는 선거인단 55명이 있는데, 국민 투표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이 55표를 모두 가져가게 됩니다.


50개 주 가운데 메인 주(4명)와 네브라스카 주(5명)만 예외입니다. 이 두 곳은 득표 결과에 따라 비례로 선거 인단을 나눠 갖습니다. 


이런 식으로 투표를 진행하기 때문에 전체 유권자 투표에서는 이기고 선거에서는 지는 일도 벌어집니다.


가장 최근에는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 당시 민주당 후보(68)가 전체 유권자 득표율 48.4%를 기록해 47.9%를 득표한 조지 W 부시 당시 공화당 후보(70)에 앞섰지만 선거인단 숫자에서 265-271로 뒤져 낙선하고 말았습니다.


마지막 절차는 형식적인 선거인단 투표. 올해는 12월 19일 각 주도(州都)에서 선거인단 투표를 시행하게 됩니다. 여기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최종 당선입니다.


26개 주에서는 교차 투표를 허용하고 있지만 그러니까 본 선거 결과를 무시하고 소신껏 투표를 해도 되지만 여태 이런 사례는 85명밖에 없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열성당원이어야 선거인단에 들 수 있는데다 이런 '반란표'가 대세를 거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하원에서 각 주별로 1표씩 행사에 대통령을 결정하게 됩니다.



내추럴 본 시티즌


이번에 뽑히는 제 45대 미국 대통령은 내년 1월 20일에 취임합니다.


미국 대통령 후보로 나서려면 취임일 기준으로 만 35세 이상이어야 하고 미국에 14년 이상 거주해야 합니다.


또 미국 연방 헌법에는 대통령 후보가 되려면 자연스럽게 미국 시민권자(Natural-Born-Citizen)가 되었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만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부통령은 대통령과 기준이 같습니다. 단, 대통령하고 다른 주 출신이 부통령 후보를 맡는 게 관례입니다.


이는 선거인단이 같은 주 출신 정·부통령 후보에게는 동시에 투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선거인단 투표 때 대통령 선거에서 A주 출신 후보를 찍었으면 부통령은 다른 주 출신을 찍어야 합니다. 그래서 고민을 덜어줄 수 있도록 후보를 아예 다른 주 출신으로 내는 겁니다.


원래 미국 대통령은 몇 번 이상 중임을 하면 안 된다는 규정 같은 건 따로 없었습니다.


그러다 프랭클린 루즈벨트(1932~1945년 재임)가 4선에 성공하고 나서 '이건 너무하다' 싶어 3선을 금지하는 조항을 제22차 수정 헌법에 넣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이렇게 성문법이 없어도 두 번만 대통령을 맡는 게 관례였는데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계속 루즈벨트가 계속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엇습니다.


루즈벨트는 결국 숨질 때까지 미국 대통령이었습니다.


대통령이 재임 중 숨지면 부통령이 그 자리를 승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임해도 마찬가지.


리처드 닉슨 대통령(1913~1994)이 1974년 8월 9일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낙마하자 제럴드 포드 부통령(1913~2006)이 자리를 이어 받았습니다. 


런데 당시 포드는 공화당 하원 대표를 맡고 있던 1973년 스피로 애그뉴 부통령(1969~1973)가 수뢰 혐의로 물러나면서 부통령 자리를 이어받은 상태였습니다.


한 번도 대선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이 된 겁니다.


부통령도 대선을 거치기 때문에 미국 역사상 대선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 자리에 오른 건 포드가 유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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