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이 '전자오락실' 뜻 풀이를 바꿔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이 사전은 전자오락실(電子娛樂室)을 "「명사」 동전을 넣으면 전자오락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어 놓고 영업하는 곳"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까지는 이 풀이가 유효했습니다. 전자 결제 수단이 넘쳐나는 시대가 된 지 오래지만 오락실에서는 동전(현금) 없이는 게임을 할 수 없었으니까요.
오락실이 이렇게 시대에 뒤쳐져 있던 건 게임물관리위원회 방침 때문이었습니다. 게임위는 전자 결제 장치를 부착한 기기는 아예 등급 분류 대상에 올리지 않았고, 등급을 받지 못한 기기는 시중에 유통할 수가 없었기에 계속 현금을 써야만 했던 것. 참고로 일본 오락실에서는 2013년부터 신용카드를 쓰고 있습니다.
이런 방침이 시대착오적이라는 걸 게임위라고 모르고 있었을 리 없습니다. 게임위는 "그간 아케이드 게임물에는 동전 및 지폐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업자는 탄력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기 힘들었으며, 이용자는 현금을 소지해야만 하는 불편함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아케이드 게임물의 결제수단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다음달 1일부터 '전체이용가 아케이드 게임물'은 전자 결제 기능을 탑재해도 등급 분류 절차를 진행하기로 방침을 바꿨습니다. 그리하여 이제 오락실에서 △레이싱 체감 게임물 △슈팅 체감 게임물 △스포츠 체감 게임물 △음악 시뮬레이션 체감 게임물 △탑승 체감 게임물 등을 즐길 때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는 물론 삼성페이, LG페이, T머니 같은 전자 결제 수단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게임위는 "사행 행위 및 편법적 엉업 행위 방지를 위해서 결제 수단 다양화의 대상을 전체이용가 아케이드 게임물로 한정해 시행키로 했다"면서 "향후에는 합리적인 영향 평가를 통해 점진적으로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것 한 가지. 원래 오락실에는 동전 더미에 자기 동전을 얹어서 대기 순서를 표시하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이제 자기 카드를 얹어 놓아야 하나요? 삼성 페이나 LG 페이를 쓸 때는 전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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