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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실력 부족'으로 캐나다 퀘백주 이민 거부 당한 프랑스 박사

프랑스어 실력을 증명하지 못했다며 캐나다 퀘백주 이민 자격 신청을 얻지 못한 프랑스 출신 에밀 두보아 박사. 라디오 캐나다 홈페이지


프랑스에서 나고 자란 에밀 두보아(31·사진) 박사는 이번주 초 캐나다 퀘백주 이민국으로부터 CSQ(Certificat de Sélection du Québec) 신청을 거부한다는 안내문을 받았습니다.


두보아 박사는 공영 방송 라디오 캐나다 인터뷰에서 "처음 안내문을 받았을 때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밖에 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두보아 박사가 CSQ를 받지 못한 이유는 프랑스어 실력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두보아 박사는 원래 프랑스 사람입니다.


그런데 프랑스어 실력이 문제가 된 이유는 뭘까요? 아니, CSQ라는 건 도대체 뭘까요?




퀘백주는 캐나다 13개 (준)주 가운데 유일하게 프랑스어만을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말이 다르면 정체성도 다르다고 느끼게 마련. 퀘백주는 이민 정책도 다른 주와 살짝 다릅니다.


퀘백주는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을 통과한 이민 신청자에 대해 '이 사람은 퀘백주에서 살아도 좋다고 인정한다'는 문서를 발급합니다. 이 문서가 바로 CSQ입니다. CSQ가 있어야 캐나다 연방 정부에 이민 신청을 할 수가 있습니다.


두보아 박사는 PEQ(Programme de l'expérience québécoise)를 통해 캐나다 영주권을 얻으려고 했습니다. PEQ는 퀘백주에서 대학 및 대학원 과정을 졸업하거나 정규직으로 1년 이상 근무했을 때 퀘백주 이민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물론 퀘백주 특성상 중상급 이상 프랑스어 실력도 요구합니다.


두보아 박사는 2012년 퀘백시티에 있는 라발대에 입학해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라발대는 프랑스어 수업이 기본 모드인 학교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PEQ 신청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해 CSQ를 신청했는데 거부 안내문을 받은 겁니다.



문제는 그가 한 과학 저널에 투고한 논문이었습니다. 두보아 박사가 쓴 이 논문은 총 다섯 챕터인데 그중 한 챕터를 영어로 썼습니다. 퀘백주 이민국에서는 이를 지적하면서 PEQ를 신청하려면 "논문을 포함한 전 교육 과정을 프랑스어로 이수해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두보아 박사가 캐나다 퀘백주 이민국으로부터 받은 CSQ 거부 안내문. 라디오 캐나다 홈페이지


두보아 박사는 "과학 저널에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는 모국어와 관계없이 영어를 쓰는 게 아주 일반적인 일"이라면서 "지난해 12월 논문 일부를 영어로 쓴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래서 퀘백주 이민국에 사정을 설명하고 말미를 얻어 프랑스어 시험을 본 다음 결과를 정부에 제출했다. 그런데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캐서린 도리온(37) 캐나다 연방 의원은 "프랑스에서 나고 자란 사람을 앞에 놓고 프랑스어 실력을 믿을 수 없으니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내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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