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쏟아지는 북한 뉴스를 보다가: 복 도(祹)라는 한자가 있다. 복 복(福)하고 뜻이 같은데 네이버에 이 글자를 검색해 보면 세종대왕하고 관련한 콘텐츠만 뜬다. 세종대왕 이름(휘)이 '이도'이기 때문. 정조를 '이산'이라고 부를 때 산은 셈 산(算)과 사실상 같은 글자인 산(祘)이다.
쉬운 글자를 놔두고 이렇게 보기 드문 한자를 쓴 건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는 '피휘(避諱)' 전통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길 이름도 '이순신로'가 아니라 '충무로'처럼 부른다. 또 우리가 부모님 성함을 '황 ○자 ○자'처럼 부르는 것 역시 피휘다.
왕 이름은 그 어떤 곳에서도 쓸 수 없었다. 당 태종이 이세민(李世民)이었기 때문에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은 관음보살이 됐다. 이 때문에 조선시대 왕조에서는 사람들이 잘 쓰지 않는 글자를 일부러 골라 이름을 지은 것이다. 그래야 사람들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여전히 이 전통을 지킨다. 북한에는 김일성은 물론 '일성(日成)'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도 없다. '정일(正日)'이도 마찬가지. 그런데 조상하고 이름에 같은 글자를 쓰지 않는 것도 분명 피휘다. 하지만 김정은마저 '正恩'이다. 이거 일부러 이렇게 쓰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