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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입 제도에 관하여


교육팀 기자 노릇을 1년 정도 했을 때였다. 팀을 옮겨온 선배가 물었다. "네가 지켜보니 가장 좋은 대입 정책이 뭐 같더냐?" 나는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지금보다 수능 난도를 끌어 올리고 나래비 세우는 거요." 선배는 "넌 젊은 애가 어쩌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냐?"고 되물었다. 선배는 나보다 먼저 교육팀을 떠나며 "네 말이 옳다는 걸 이제는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대(東京大)는 100년 동안 입시 정책을 거의 바꾸지 않았다. 무지막지하게 어려운 본고사와 센터시험(우리로 치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전부다. 고등학교 내신 같은 건 쳐다보지도 않는다. 와세다(早稲田), 게이오(慶應) 같은 명문 사립대는 오로지 본고사다. 이들 대학 본고사는 수학을 제외하면 주입식 암기가 기본. (1990년대 후반 학번은 공부 좀 했다면 본고사 문제집에서 이들 학교 문제를 보셨을 터,) 그런데도 노벨 문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의학상을 타는 데 아무 문제도없었다.

도쿄대 입학처장을 지냈으며, 2002년 노벨 물리학상을 탄 고시바 마사토시(小柴昌俊) 교수는 "대학은 학문을 하기 위한 곳이지 인격수양을 하기 위한 곳이 아니다"면서 "도쿄대 입학 정책은 수많은 비판에 직면했지만 이 방식이 인재를 선발하고 키워낼 수 있는 최고 방법이었음을 증명해냈다. 창의성이란 것도 결국엔 공부의 본질을 꿰뚫은 우수한 성적을 받은 수재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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