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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106 세금 부담 36.8% 늘어


37년 전 오늘자 동아일보는 "국민의 조세부담액이 금년 당초 예산보다 36.8%, 추경예산보다 31% 늘어나게 됐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면서 "직접세 가운데 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는 올해보다 27% 증액책정된 반면 소득세는 36.5%나 늘려 잡았으며 특히 봉급생활자들이 절반 이상을 부담하는 소득세원천분 징수목표를 35.5%나 높여 책정함으로써 기업에 비해 개인 소득자의 세금 부담이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상속세 자산재평사세 부당이득세 등 고소득층과 기업 또는 상인들이 부담하는 세목이 금년대비 25~27%선의 증가에 그침으로써 개인소득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증가율이 낮아졌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숫자만 바꿔서 오늘 당장 다시 내도 이상할 게 없는 내용. 이는 기업과 있는 자들이 세금을 적게 내고 있다는 게 그만큼 오래된 '미신(myth)'이라는 증거다. 실제로는 상위 1% 기업이 전체 법인세 80%, 소득 상위 7%가 종합소득세 85%, 근로소득자 상위 12%가 전체 근로소득세 85%를 낸다. 거꾸로 MB 정권 이후 대기업이 수십 조원 감세 혜택을 본다는 기사도 심심찮게 나오지만 국세 수입은 △2008년 167조 △2009년 164조 △2010년 177조 △2011년 192조 △2012년(최신) 203조로 '리먼 쇼크' 후유증을 겪은 걸 제외하면 해마다 늘고 있다. 감세를 하지 않았다면 정말 그만큼 세금이 늘었겠는가.

이번에는 연말정산을 하고 나시면 한번 근로소득 유효 세율을 구해 보시라. 여러분이 저처럼 평범한 봉급생활자라면 십일조(10%)도 안 되는 세금을 내고 계실 터다. 그런데도 우리는 세금을 더 내기가 싫다. 그러니 정치권도 "증세 없는 복지"라는 헛소리로 표를 사재기한 뒤 조삼모사로 이 세금 저 세금 올릴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 귀결이다. 기원전 6세기에 살았던 이솝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 뱃속에 황금 같은 건 처음부터 없었다는 걸 알았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인다.

이 기사가 나오기 얼마 전인 1977년 7월 1일부터 대한민국 정부는 부가가치세를 걷기 시작했다. 소위 경제사학자들은 이 세금 때문에 부마사태가 촉발됐다고 보기도 한다. 그로부터 848일이 지난 1979년 10월 26일 이 세금 정책을 밀어붙인 대통령은 중앙정보부 수장이 쏜 흉탄에 목숨을 잃었다. 그 딸의 임기는 아직도 1260일 남았다.

기사 읽기: http://bit.ly/1wrOaR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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