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모양
녀석과 함께가지도 않은 노래방이었는데도 결국 '바램'을 불러 제꼈고 늘 그렇듯 얇은 여름 이불 속에 몸을 웅크리고 있으면서도 선풍기 바람은 신나게 머리쪽으로 불어왔다. 한 겨울에도 위풍이 부는 곳에 머리를 두고 자는 버릇은 가을의 문턱에서도 여전한 모양이다. 筌者所以在魚 得魚而忘筌 매일매일 확인하는 계정들임에도 아웃룩 익스프레스는 읽지 않은 메일이 164개나 있다고 지랄 해대고 어차피 읽지도 않을 것들이면서 무에 그리 남길 게 있다고 싹 드래그한 뒤에도 삭제를 클릭 못한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냉소증의 버릇은 사이버 공간 안에서도 여전한 모양이다. 蹄者所以在兎 得兎而忘蹄 우파니샤드고 지랄이고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고 지랄이고 예수님의 말씀이 곡해되고 지랄이고 한가위고 달이 뜨고 돈 벌어서 술 마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