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上春樹 - 1Q84
모든 총이 다 불을 뿜는 건 아니야. 총은 그저 도구에 지나지 않아.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이야기의 세계가 아니야. 여긴 터진 틈과 부정합성과 안타클라이맥스로 가득 찬 현실 세계야. • 내가 생각하는 내가 실제 나와 다를 때가 있다. 이 문장은 여러 뜻으로 읽히겠지만, 지금 말하는 건 나는 달라진 지 오래지만 자기 자신은 기억에 갇혀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할 때다. 대학 다닐 때 나는 중앙도서관 895.635에 있는 모든 책을 다 읽은 녀석이었다. (어차피 기억은 왜곡되게 마련이다.) 또 새로 책이 나오면 빼놓지 않고 사는 작가도 여럿이었다. 그러나 이 책 두 권을 읽으면서 '아, 소설을 읽는 기분은 이런 거였지'하고 참 오랜만에 느꼈다. 확실히 이제 나는 일본 소설은 물론 어떤 소설도 열렬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