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예찬
잡학(雜學)은 양심이 없다. 잡학은 이근안보다 더한 고문 기술자다. 아예 모를 땐 고통도 없다. 문제는 알 듯 말 듯 손에 잡히지 않을 때. 이때는 정말 고문이 따로 없다. 궁금증에 신음하며 잡학을 찾아 헤매다 답을 구한다 해도 그때뿐이다. 잡학의 고문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인간이 있을까. 인간이란 알면 알수록 더욱 알고 싶어지는 동물이 아닌가. 오호통재라! 호기심의 늪에 갇혔구나! 며칠 전 수박을 먹으며 프로야구를 보는데 갑자기 아내가 물었다. "씨 없는 수박이라고 샀는데 왜 씨가 있어? 이 노란 것도 씨 아냐?" '황규인의 잡학사전'이라는 꼭지를 쓰기 시작한 뒤로 나를 위키피디아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행히 읽어 본 적이 있던 내용이라 염색체 분리를 막는 콜히친과 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