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
곧잘 마음 속에 스스로 선을 긋고는 합니다. 그리고 그 선은 영역이 되고 한계가 되고 테두리가 되어 저 자신을 옭아매고는 합니다. 그 안에서 저는 저의 언어를 가지고 수음하는 것밖에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때로 단순하게 살자는 말처럼 복잡한 명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심플하게 저는 그저 구김살 없이 살고 싶을 뿐입니다. 확실히 편견이 심한 사람이야 말로 남들이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고 조롱합니다. 어쩌면 차라리 그걸 받아들이는 편이 삶을 수월하게 만드는 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2단 기어에서 더 이상 변속이 되지 않는 것뿐이라고 체념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오늘도 저는 어리석게 편견은 나쁜 것이라는 편견을 떠올립니다. 미련맞은 미련처럼 재미도 없는 말장난. 무엇이 그토록 겁이 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