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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사람이 미래다!


게임이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사진 왼쪽 남자는 실제로 차를 몰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이 남자가 있는 장소는 차 안이 아닙니다. 이 남자는 지금 미국 오레건주에 있는 스타트업 '지명 기사(Designated Driver)' 사무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차를 운전 중입니다. 


영어 표현 'Designated Driver'는 원래 파티 등에서 나중에 운전을 맡기로 하고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는 표현. 이 스타트업은 직접 사람을 고용해 자율주행차 운행을 돕습니다.


요즘에는 스마트, 어드밴스드(advanced) 같은 표현이 앞에 붙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만 잘 이용해도 고속도로 주행은 문제가 없을 만큼 자동주행 기술을 발전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사람만은 못합니다. 여전히 날씨에 영향을 너무 많이 받고, 보행자가 갑자기 튀어 나왔을 때 대처법을 모르며, 심지어 새나 그림자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물론 언젠가는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할 외계인 납치에 성공할 날이 있을 겁니다(응?). 그 전까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그냥 위험을 감수하고 이 불완전한 자율주행차에 목숨을 맡기거나 아니면 아예 자율주행차를 외면하는 것.


'지명 기사'는 이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자율주행차가 능숙하게 주행할 수 있는 구간에서는 차에 운전을 맡기고, 차량이 오작동할 우려가 있거나 자율주행이 까다로울 때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 원격으로 핸들을 잡는 방식입니다. 


이럴 때 그냥 차 안에 있는 사람이 핸들을 잡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그러면 탑승자 관점에서 자율주행차를 구매할 이유가 없을 테니까요. 게다가 앞으로는 아예 핸들이 (그리고 물론 페달도) 없는 차가 대세일 확률도 높습니다. 제네럴모터스(GM)는 올해 이런 차(아래 사진)를 시험할 계획이라고 이미 밝힌 상황입니다.



이렇게 자율주행 도중에 사람이 개입하면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이 스타트업만 한 건 아닙니다. 일본 닛산(日産) 자동차자율주행 과정에 사람이 들어가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단, 닛산 자동차 방식에서는 사람이 핸들 대신 마우스를 잡습니다. 차가 '지금은 운행이 곤란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어떻게 할지 물어오면 사람이 이렇게 저렇게 진행하라고 마우스로 선을 그려 차에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2019년 현재 관점에서는 사람이 핸들을 잡는 쪽이 더 믿음직해 보이는 측면이 있는 게 사실. 그러나 정말 자율주행차가 대중화 되면 아마 운전 면허가 있는, 아니 진짜 핸들을 잡고 운전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아주 드물게 될지 모릅니다. 그런 시대가 열리면 오히려 닛산 방식이 더 자율주행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핸들로 직접 운전하는 쪽이 입력 지연(input delay) 문제가 더 클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마우스 쪽이 꼭 나쁜 방안이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또 인터넷 신호가 약한 상황에서도 마우스 쪽이 정보를 제대로 전달할 확률이 높을 겁니다.



어느 쪽이 됐든 자율주행차 운행에 있어 인간이 비밀 무기가 되리라는 건 거의 틀림없는 사실. 어쩌면 '자율주행차 대리기사'라는 직업이 제법 유망 직종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자율주행차 시대에도 운전 능력을 잃지 않도록 레이싱 게임을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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