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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동성 펭귄 커플, 입양 성공?

동성 펭귄 커플 스키퍼와 핑. 베를리너 차이퉁 홈페이지


수컷 동성 펭귄 커플이 자식을 갖고 싶다는 오랜 열망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주인공은 독일 베를린 동물원에 사는 황제펭귄 스피커와 핑. 열살 동갑내기인 둘은 함부르크에 있는 하겐베크 동물원에서 올 4월 베를린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막시밀리언 예거 베를린 동물원 대변인은 미국 CNN 방송 인터뷰에서 "둘은 베를린에 도착했을 때부터 이미 끈끈한 사이라는 게 확실히 눈에 띄었다"고 말했습니다.


둘이 자식을 원한다는 것도 눈에 띄었습니다. 예거 대변인에 따르면 스키퍼와 핑이 죽은 물고기나 돌멩이를 부화시키려고 애를 쓰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결과는 그때마다 실패.


이를 어여삐 여긴 베를린 동물원 사육사들은 이 동물원에 하나밖에 없는 암컷 황제펭귄이 낳은 알을 이 동성 커플에게 선물하기로 했습니다. 독일 일간지 베를리너 차이퉁에 따르면 이 암컷은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알을 부화하는 데 실패한 상태였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이 동물원에서 펭귄 새끼가 태어난 건 2002년이 마지막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예거 대변인은 "두 사람은 아주 보통 펭귄 부모처럼 번갈아 가면서 알을 품고 서로를 돌보고 있다"면서 "이 알이 유정란(有精卵)인지는 아직 알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 알이 수정 상태라면 55일 정도 지난 뒤 새끼가 껍질을 깨고 나오게 됩니다.


펭귄은 동성애를 하는 대표적인 동물로 손꼽힙니다. 예거 대변인은 "펭귄 동성애는 자연 상태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일랜드 케리에 있는 딩글 오션월드 아쿠아리움에는 젠투펭귄 14마리가 살고 있는데 그 중 절반이 넘는 8마리가 동성 파트너를 두고 있습니다.


사실 모든 일이 잘 풀려서 스키퍼, 핑 커플이 부화에 성공한다고 해도 전 세계에서 새끼를 갖는 첫 번째 동성 펭귄 커플이 되는 건 아닙니다. 호주 시드니에 있는 시라이프 아쿠아리움에 사는 젠투펭귄 매직과 스테픈이 지난해 10월 새끼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2004년 미국 뉴욕에서도 동성 턱끈펭귄 커플이 부화에 성공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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