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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개편 넉 달…알고리즘 배열 뜨고, 언론사별 채널 지고…


4월 4일부터 네이버 내부에서 편집해 동일하게 노출해 온, 'PC 뉴스홈 상단기사(이 시각 주요 뉴스)' 및 '기존 버전 모바일 네이버 첫 화면의 기사'도 자동 추천 뉴스로 변경합니다. 이로써, PC 및 모바일을 아우르는 모든 환경에서 네이버 뉴스 서비스는 1)이용자가 '구독'한 언론사가 직접 편집하는 영역과 2)에어스[각주:1]를 통한 추천으로 이루어진 개인화 영역으로만 구성됩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4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수동 뉴스 편집 공식 종료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뺐습니다.


네이버가 한국 뉴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그야 말로 생태계를 뒤흔드는 변화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2018년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뉴스 소비자 71.4%는 네이버를 통해 뉴스를 접했습니다.


언론사에서는 이 변화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앞다퉈 '채널 구독자 확보 경쟁'에 나섰습니다. 이 전략은 성공했을까요? 네이버 개편 이후 뉴스 소비 패턴 변화를 추척해 보면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는 데 도움이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조사일 기준(8월 16~20일)으로 최근 1주일 동안 모바일(스마트폰, 태블릿PC 등)로 인터넷에 접속한 경험이 있는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포털 등의 알고리즘 배열 전환 이후 모바일 뉴스 이용 행태'를 29일 내놓았습니다.


이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는 제일 큰 특징은 소비자들은 별로 변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개편 이후 모바일에서 네이버 뉴스를 이용할 때 자주 사용하는 방식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중략) 그 결과 개편 전과 비슷하게 모바일에서 주로 네이버 뉴스 홈에 접속 후 정치, 경제 등 분야별로 이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3.6%로 가장 높았다. 주로 검색을 통해 뉴스를 이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22.5%로 그 뒤를 이었다. 개편 뒤 새롭게 제공된 방식보다 기존 방식을 선호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네이어 개편을 앞두고 각 언론사마다 구독자 늘리기 열풍이 휘몰아쳤지만 실제로 언론사 편집 채널을 통해 주로 뉴스를 본다고 답한 사람은 10.2%에 그쳤고, 언론사 편집 채널을 구독해본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도 23.9%에 머물렀습니다. 구독 경험이 없는 사람 중에서 '앞으로 구독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한 사람도 18.9%가 전부였습니다. 이 정도면 뉴스 구독 시대는 (영원히 오지 않는 건 아니라고 하면) 아직 시기상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언론사만 오상(誤想)에 빠진 건 아닙니다. 네이버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My 뉴스'(알고리즘 배열) 역시 언론사 채널과 마찬가지로 10.2% 선호에 그쳤으니까요. 게다가 뉴스 소비자가 선호하는 뉴스 추천 방식 역시 네이버에서 기대했던 '알아서 척척!' 모드와는 달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본 뉴스'를 제일 많이(40.5%) 선호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유독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많이 보는 나라입니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8'에 따르면 한국인은 65%는 최근 1주일 동안 포털(네이버)에서 뉴스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는데 일본이 51%(야후 저팬)로 선전한 걸 제외하면 나머지 주요국 가운데는 이 비율이 50%를 넘긴 나라도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는 '상상의 공동체'에서 살아간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뉴스를 남들과 이야기하는 데 필요한 '상식'으로 간주하는 성향이 그만큼 높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뉴스 추천 방식에 있어서도 '많은 사람들이 본 뉴스'를 선호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내가 과거에 소비한 뉴스 추천' 방식을 기본으로 하는 알고리즘 배열이 실패한 건 아닙니다. 알고리즘 배열(My 뉴스) 유경험자(조사 참여자 중 24%)는 이 시스템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나와 비슷한 뉴스만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좋다'는 문장에 전체 응답자 중 65.1%가 동의했는데 알고리즘 배율 유경험자 사이에서는 이 비율이 76.1%로 11%포인트 올랐습니다. '내가 필요한 정보를 담은 뉴스만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좋다'는 문장에 동의한 비율도 전체 75.8%에서 유경험자 85.2%로 10%포인트 가까이 올랐습니다.


'거꾸로 내 개인적 성향이 분석돼 프라이버시 침해가 우려된다'는 문장에는 전체 사용자 중 66.8%가 동의했지만 유경험자 사이에서는 62.6%로 4.2%포인트 줄었습니다. 이 역시 오차범위(±3.5%포인트)를 벗어난 변화입니다.



게다가 언론사 채널 방식과 알고리즘 자동 배열 방식 가운데 어느 쪽을 선호하냐는 질문에도 79%가 알고리즘 배열을 더 신뢰한다고 대답했습니다. 네이버에서도 이 알고리즘을 포기할 확률은 낮기 때문에 앞으로도 My 뉴스는 더욱 탄력을 받을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물론 일정 부분 보완은 필요하겠지만 말입니다.


반면 채널은, 이제는 존재조차 기억하는 분들이 드문, 뉴스스탠보다는 사정이 낫겠지만,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언론사가 가지고 있는 제일 큰 힘, 즉 '편집권'의 힘도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게 맞습니다. 어떤 상품(뉴스)이 중요한지는 결국 소비자(독자)가 선택하는 게 세상 기본 이치니까요.


  1. AiRS·AI Recommender System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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