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저널리즘 역사에 한 페이지가 넘어갔습니다.
'파이브서티에이트'(538)가 결국 문을 완전히 닫게 됐습니다.
조지 엘리엇 모리스(29) 편집국장은 "오늘 아침 모든 538 직원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작성 중이던 콘텐츠도 내놓을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As reported, the entire staff of 538 was laid off this morning. This is a severe blow to political data journalism, and I feel for my colleagues. Readers note: As we were instructed not to publish any new content, all planned updates to polls data and averages are canceled indefinitely. Huge loss :(
— G Elliott Morris (@gelliottmorris.com) 2025년 3월 6일 오전 1:28
모리스 국장은 네이트 실버(47) 설립자가 2년 전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를 떠난 뒤 538을 이끌어 온 인물입니다.
538은 실버가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만든 블로그로 시작했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구 숫자가 538개라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당시에도 이미 야구 분석가로 이름을 떨치던 실버는 당시 50개 가운데 49개 주 투표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면서 선거 분석가로도 명성을 얻었습니다.
이후 2010년 뉴욕타임스가 538을 인수했으며 2013년에는 다시 ESPN이 이 사이트 주인이 됐습니다.
538은 ESPN 합류 이듬해부터 정치뿐 아니라 경제, 과학, 대중문화, 스포츠 등으로 '취재' 분야를 넓혔습니다.
ESPN의 모회사인 디즈니는 2018년 이 사이트 운영권을 ABC 뉴스로 넘겼습니다.
디즈니는 2023년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약 4000명을 해고했고 이 과정에서 실버가 538과 결별하게 됩니다.
진짜 문제는 실버가 떠난 뒤 맞이한 지난해 대선이었습니다.
538은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61) 당시 부통령이 접전 끝에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9) 대통령을 270-268로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실제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312-226 낙승이었습니다.
그러니 디즈니가 538을 더 이상 운영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게 된 것도 놀랄 일은 아닙니다.
538은 데이터 저널리즘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여러모로 보고 배울 게 참 많은 사이트였습니다.
저도 '데이터 비키니' 시리즈를 쓰면서 언젠가는 이런 사이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가 넘쳐 나는 미국에서도 데이터 저널리즘만으로 밥을 먹고 살기는 쉽지 않은 일인가 봅니다.
538이 남긴 데이터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필요한 게 없는지 깃허브 한 번 들러 보시길 -_-)/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