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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로드뷰로 찾아 본 퇴근길 풍경

며칠 전 서울 강남교육청에 갈 일이 있었는데 '박근혜네 집' 근처였다는 걸 빼면 위치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동생 녀석이 '다음'으로 확인해 보라고 해서 말만 듣다가 처음 열어 본 로드뷰.

이걸 가지고 무슨 장난을 쳐볼까 하다가 살짝 퇴근길 정리 ;


 

여기가 바로 내 출입처 '서울시교육청'. 지난해는 참 말이 많더니 올해는 참 조용하다. 그래도 내 방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가장 오래 '있던' 곳. 지금도 출입처는 똑같지만 출근을 여기로 잘 안 하니 -_-;;

일단 오후 6시 반쯤 여기서 나와서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퇴근길 시작이다.





왼쪽에 회색 철벽이 보이는데 지금은 공사가 끝나서 길이 좀 넓어졌다. '소금구이'라고 보이는 집에는 출입한 지 1년이 되도록 딱 한 번밖에 안 가본 듯… 사진으로 보면 왼쪽 아래 구석 자리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자리를 잡고 농성을 벌였지만 지금은 모두 떠났다.




길 따라서 걸어 나오면 강북삼성병원이 보인다. 택시 기사 아저씨들이 시교육청 위치를 잘 모르기 때문에 "강북삼성병원 뒤에 있습니다"가 입에 붙었다. 근처에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없어서 가끔 병원 안에 있는 '로즈버드'를 찾는데 정말 맛없다. ㅡ,.ㅡ




정동사거리 쪽으로 나오면 보이는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국민편입니다"하는 펼침막이 촬영 시기를 보여준다.




왼쪽으로 꺾어서 걷다 보면 경희궁이 나온다. 시교육청은 경희궁 쪽으로도 쪽문이 있어서 사실 이 쪽으로 더 자주 나온다. 요즘 경희궁 안에 '프라다'에서 기괴한 건물을 짓고 있다. 기업 문화마케팅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안 든다.




조금 더 광화문 쪽으로 내려가면 '서울역사박물관'이 나온다. 이 앞은 참 수도 없이 걸어다녔는데 정작 박물관 안에는 한 번도 안 들어가봤다.




여기서 더 내려가면 구세군회관. 오른쪽에 있는 '기독교서점'에는 당연히 한 번도 안 가봤지만 -_-; 왼쪽에 있는 하얀돌은 시교육청 공무원들이랑 술 마실 때 2차로 자주 찾는 곳. 지난달 30일에도 어김없이 ㅡ,.ㅡ




구세군회관 건너 흥국생명 앞에는 '해머링 맨'이 서 있다.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말하자면 (늘 움직이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 팔이 움직여 실제로 망치질 시늉을 한다.




이어서 1885년 문을 열었다는 새문안교회. 작년 촛불시위 때 언론에 참 많이 나왔던 이름.




계속 길을 따라 걸으면 '동화면세점'이 보인다. 그리고 슬슬 '공장'도 보이기 시작한다. 발걸음이 한 없이 무거워지는 순간.



'코리아나 호텔'까지 보이면 이제 공장에 다 온 거다. 담배 한 대 더 피우고 ㅡ.-y~~~~~~




일민미술관에서 "공장"을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을 때 찍은 사진이지만 정말 저 옆 공장에 다니는 사람으로서는 참 가슴에 와 닿는다 -_-;

이제는 'KMN(개막내) 라이프'를 벗어나서 잘 하지 않지만 이 늦은 시각에 회사에 들어가는 이유는 5판 대장을 확인하기

찾기 위해서다. (대장은 신문 용지에 인쇄하기 전에 A3에 미리 신문을 찍은 걸 말한다. 5판은 그날 첫 신문을 우리 공장에서 부르는 표현이다. 다음판은 40판, 수도권에 깔리는 신문은 보통 45판이다. 이 표현은 신문사마다 다르다.)




대장을 확인하고 기사를 고칠 게 없으면 동화면세점 앞에서 9502번 좌석버스를 탄다.




9502번 버스가 사당에 도착해 저 '동아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보면 "이제 정말 집에 간다" 하는 느낌이 난다. (간판 색깔마저 청록색이다.)

사당에서 7770번 좌석버스로 갈아타고 달리면…




'세계속의 경기도'가 반갑게 맞아준다. 집 앞에서 엄마 또는 일찍 퇴근한 동생이랑 조인(join)할 일이 있을 때 전화 거는 장소. 집에서 준비하고 나오는 시간이랑 여기서 집 앞까지 가는 시간이 비슷하게 걸린다.




'북수원CGV' 간판이 보이면 내릴 때가 된 거다.




촬영 차량은 지하도 안으로 들어갔지만, 골든타워와 홈플러스 사이 골목길러 걸어가면 우리 아파트가 나온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횡단보도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되기 때문에 보통은 그냥 무단횡단을 -_-;;;

5일이나 연휴가 생겼는데 또 공장이랑 연관된 짓을 하고 있는 걸 보니 이제 어쩔 수 없게 된 건지도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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