聰明不如鈍筆
총명불여둔필
assignment Questionnaire

청록람 님께 받은 바톤

바톤 순서: 코코페리 → Kyou → 불법미인 → 초보 → Ari.es → 배치기 → 현루 → Bearze → 하얀여우 → 코나타의마음 → 쭈렛 → 멀라더둬 → Arc. → 影猫  → [Straybullet]청록람 → kini

질문1. 이번 히어로즈의 트레이드 사건에 대한 kini님의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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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람 님이랑 비슷한 나이 때 만나던 친구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응원팀이라는 게 뭐야? 만약에 A팀을 응원했는데 이 팀 선수들이 전부 B팀으로 옮겼어. 그럼 응원팀 바꾸는 거야?" 물론 유니콘스에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믿었죠. 그때는 오히려 선수를 '사 오는' 팀이었으니까요.

세월이 흘러 이제 제 응원팀은 선수를 '팔아야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응원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유니콘스 막바지에 남들이 구단을 마구 욕하기 바빴죠. 그때 한 유니콘스 팬께서 "kini야, 목청껏 맞서자. 유니콘스라는 구단을 응원할 기회는 마지막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제대로 싸우지 못했나 봐요.

이제는 이 글에 쓴 것처럼 '히어로즈-3=히어로즈'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언제든 내가 응원하던 선수들이 다른 팀에 가게 될지 모른다면 지금 바로 이 순간에는 열심히 응원해야죠. 원삼이가 삼성 유니폼을 입고, 택근이가 LG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보니 정말 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결론은 또 "우리에게 은혜를 내려주소서. 그리하여 바꿀 수 없는 일을 받아들이는 평온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를,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분별하는 지혜를 주소서"하는 겁니다. 제가 어쩔 수 없는 문제를 고민하는 건 그만,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자. 이 말씀입니다.


질문2. 만약 히어로즈가 어떤 기업에 인수된다면 어떤 회사가 인수하였으면 좋겠습니까?

솔직히 KT죠. 현재 여러 여건상 이만큼 적합한 기업이 없다고 봅니다. (사실 라이벌 관계로 안 얽힌 팀이 없지만) SK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면 볼거리가 늘어날 텐데 말이죠.

하지만 KT에 오너가 없는 게 문제입니다. 밥그릇이 너무 많이 달렸죠. 문제를 아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을 테니까요. 다른 회사는 가슴으로는 생각해 볼 수 있어도 머리로는 쉽지 않습니다. 그게 이장석 사장에게 계속 (차악으로서)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질문3. kini님이 보시기에 청록람이란 사람은 어떤 사람?

일단 저라면 과목 이름만으로도 그렇게 해괴망측한 수업을 들을 수는 없을 거예요. 그래서 참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소설도 쓰시는 건 정말 참 신선한 모습이죠. (이 블로그를 잘 뒤져 보시면 제가 쓴 소설도 나온답니다. -_-;;)

그런데 그게 그 나이 또래의 문제인지, 아니면 세대의 문제인지, 아니면 청록란 님 개인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싶은 게 있기는 합니다. 물론 그 부분에 대해 딱히 꼬집어 뭐라고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굉장히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때는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하루키를 지지합니다. "다시 어려지는 그런 끔찍한 일 같은 건 정말 하고 싶지 않다고." 그저 그 누구의 것보다 훨씬 더 행복한 20대 보내시길 -_-)/


질문4. 제가 다니는 대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학 이름은 언급해주지 말아주세요)

처음 그런 학교가 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다시 어려지는 얘기를 또 하자면) '내가 고3이면 그 학교에 갈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일단 저는 뼛속까지 문과인 녀석이라 이공계 쪽은 생각도 안 했겠지만 그래도 '다시 어려진다'는 건 퍽 많은 가능성을 담고 있는 표현이니까요.

저희 때도 모든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학교는 있었어요. 그 대학 전체 수석을 하고도 저희 과에 한 학번 후배로 들어온 녀석이 있었는데, 저도 아마 그 녀석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역시 같은 선택을 했을지도 몰라요. 그게 세월이 지나고 보니 그렇게 나쁜 일인 것만 같지는 않지만…

이 두 가지 점을 제외하면 '어차피 대학 생활은 대학 생활이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예전에 쓴 소설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대학에서 알려주는 건 딱 두 종류다. 이미 알고 있거나 전혀 알고 싶지 않을 것." 지금은 '대학 때 공부를 좀 더 했으면 좋았을 걸'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또 지금 그걸 몰라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거든요. 물론 어쩐지 그게 문과, 이과에 따라 굉장히 다를 것 같기는 하지만…

아, 그 학교의 미래에 대해서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봅니다. 졸업생 대부분이 의·치·한으로 진로를 선택한다면 문제겠지만 말이죠.


질문5. Link-O-Rama같은 포스팅을 보면, 참 많은 링크가 되어계시는데 그렇게 많은 정보를 얻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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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이라는 거창한 낱말을 쓸 것까지는 아니지만 RSS죠. 링크가 되게 많아 보이는데 막상 링크가 걸린 사이트 면면을 보시면 그리 폭이 넓지는 않습니다. 자주 가는 곳에 새로 올라온 소식을 링크로 엮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만큼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글자는 모조리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라 RSS에 등록된 글을 일단 열심히 읽습니다. 그러면 그 분들이 링크한 글을 쫓아 들어가게 되는 일이 많은데 그럴 때 낯선 사이트가 등장하게 되는 식이죠.

RSS에 등록한 사이트를 제외하면 뉴스가 가장 많은데 그건 직업상 하루에 신문 10개를 읽기 때문입니다. 물론 신문에 나온 모든 글자를 모조리 읽지는 않습니다. 이때는 그냥 훑듯이 읽는데 그러다 눈에 걸리는 글이 있으면 인터넷에서 찾아서 링크를 기억해두는 방식이죠.

그래서 결론은 신문을 많이 읽으면 됩니다.

※아무도 안 궁금해 하시는 것 같지만 '파노라마'가 'Pan-O-Rama'입니다. Link-O-Rama는 그 변주죠. 물론 제가 처음 쓴 표현은 아니고 인터넷에서 퍽 널리 쓰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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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앵커(Anchor·계주에서 맨 마지막에 뛰는 주자)가 되길 선호하기 때문에 바톤은 제가 결승점에 도달할 때 이미 내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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