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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us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꼬냑(Cognac)을 신들의 음료에 비유했다. 또한 왕후의 술이라 칭송받을 만큼 뛰어난 명성을 자랑하는 주종이 바로 꼬냑이다. 그만큼 꼬냑은 그 맛과 향에 있어 다른 주종과의 비교를 불허한다. 이런 꼬냑 가운데에도 최고로 손꼽히는 브랜드 까뮤(Camus), 4대를 이은 전통과 뛰어난 장인 정신에서 비롯된 까뮤의 맛과 멋에 취해보자.

꼬냑은 사실 개별적인 주종은 아니다. 브랜디 종류 가운데 포도를 주원료로 하는 특정 종류를 부르는 명칭이 바로 꼬냑이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이 명칭의 기원은 다름 아닌 생산지의 지명, 꼬냑 지방에서 생산되는 브랜디가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꼬냑이다. 꼬냑 지방은 와인의 명산지 보르도 북쪽에 자리 잡고 있는 항구의 명칭이다. 이 지역에서는 포도 품종, 수확량, 증류방법, 숙성 기간 등을 법(A.C.법 - 원산지 호칭 통제법)으로 엄격하게 제한한 최고급 브랜디를 생산한다. 이 법에 의해 타 지역에서 제조된 브랜디에는 꼬냑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가 없다.

꼬냑의 제조에는 쌩 떼밀리옹(St.Emilion)이라는 포도 품종이 사용된다. 토질의 영향으로 꼬냑 지방의 포도는 신맛이 강하고 단맛이 좀 약하다. 이 포도를 수확, 알코올 도수 7~8% 정도의 화이트 와인을 만들어 이듬해 3월말까지 독특한 단식 증류기로 2번에 걸친 증류 과정을 마친다. 이렇게 증류된 술을 화이크 오크통(White Oak Cast)에서 3~5년 이상 숙성시키면 꼬냑이 완성된다. 제품 출하시 오래된 술과 새로 담근 술을 특정 비율로 섞는 것은 꼬냑만의 또 다른 특징. 새로 담근 술이라고는 하지만 2년 이하의 술을 섞는 것은 금지돼 있다.

꼬냑은 이렇듯 엄격한 과정을 거쳐 제조된다. 이는 세계적인 명주(名酒)의 가치를 영원토록 보존코자 하는 프랑스인들의 장인정신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하겠다. 그 결과 꼬냑은 품질이라는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렇듯 최고를 자랑하는 꼬냑 가운데서도 특히 고귀함과 특별한 품격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브랜드가 바로 까뮤(Camus)다. 1863년 장 밥티스트 까뮤(Jean-Baptista Camus)가 세계 최고 품질의 꼬냑을 표방하며 까뮤社를 설립한 이래, 4대에 걸친 장인정신으로 가문의 전통과 명예를 계승, 오늘날까지도 까뮤는 세계 최고의 꼬냑 브랜드로 손꼽힌다.

까뮤를 다른 꼬냑 브랜드와 차별화시키는 가장 큰 힘은 역시 엄격한 품질관리다. 다른 회사들이 대량 생산 체제를 도입한 것과는 달리 까뮤는 여전히 잘 숙성된 최고 품질의 꼬냑 공급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 덕에 지난 1999년 세계와인주류 대회에서 <까뮤 XO CAMUS X.O>는 '세계 최고의 꼬냑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술은 150여 개의 꼬냑을 혼합해 만든 특별 제품으로 까뮤 가문이 명예를 걸고 만들어낸 걸작이다. 그 맛도 맛이지만, 현대적인 감각의 크리스탈 병 역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었다.

사실 까뮤는 술병 모양에 있어서도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산 꼬냑 중 최고급으로 인정받은 <까뮤트레이션 CAMUS T.C>은 19세기 디자인의 디켄드 병, 회사 설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출시된 <쥬빌레 CAMUS J.C>는 아방가르트풍의 바카라 크리스탈 병에 담겨 출시됐다. 특히 Camus T.C.의 경우 120년 이상 된 원액으로 생산되는데, 이런 전통 깊은 맛을 프랑스 특유의 화려함과 우아함을 잘 드러내는 디자인에 담아 판매함으로써 회사의 지향점을 눈과 입 모두로 느끼게 만들었다. 가히 이 회사 역사상 최고의 수작이라 불릴 만하다.

사실 꼬냑은 여성스러움이 풍겨 나오는 술이다. 다른 술과 비교해, 위스키보다 향이 강하고 버번보다 부드럽다. 특히 특유의 부드러운 목 넘김은 그 어떤 주종도 따라올 수 없는 꼬냑만의 매력. 괜히 왕후의 술이라는 별칭이 붙은 게 아니다. 강함보다 유함으로, 세계 애주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술이 바로 꼬냑이다. 사랑스런 여인의 달콧함 키스처럼 꼬냑은 그렇게 부드럽게 또 오롯이 세계 최고의 주종으로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이렇듯 여성스러운 꼬냑 가운데서도 까뮤는 더더욱 여성스러운 술로 꼽힌다. 이런 술의 특징을 극대화한 것이 바로 까뮤의 디자인, 그리고 맛의 특징이다.

언뜻 살짝 장미향이 코끝을 스치고 지나가는 듯 한 향기가 우선 시음자의 입맛을 자극한다. 한 모금 살짝 넘기면 혀에 미끌하게 감기는 감촉의 부드러움, 동시에 살짝 알싸한 초콜릿 맛이 뒤따른다. 이어서 입안을 가득 채우는 향긋한 포도향. 그렇게 첫맛은 달콤하기도 하지만 약간 시큼하고 쌉쌀하다. 하지만 입안에 잠시 머금고 그 맛을 음미하면 달다는 생각이 절로 떠오른다. 같은 꼬냑 브랜드인 헤네시나 레미 마땡보다 향이 좀 약하지만, 맛은 더욱 깊고 부드럽다. 특히 처음 마실 때의 강한 느낌과 대비되는 뒷맛의 부드러움은 다른 브랜드가 따라올 수 없는 까뮤만의 매력이다.

따라서 와인잔을 손바닥으로 감싸 체온으로 술을 덥히면서 천천히, 여유롭게 그 맛을 음미할 때 진정 까뮤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코로 특유의 향을 맡고, 한 모금씩 입에 넣고 혀로 돌리며 음미하며 마시면 빠져나올 수 없는 까뮤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장미의 뜨거움, 초콜릿의 달콤함이 화이트 오크 통 속에서 모두 포도의 신선함에 녹아들어간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들지도 모를 일이다. 착각이라고 걱정할 건 없다. 그렇게 프랑스의 맛과 멋이 모두 녹아든 술이 꼬냑이고, 또 까뮤이니 말이다.

까뮤는 사실 총판매량의 70% 정도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강함보다 부드러움을 미덕으로 치는 동양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하지만 사실 까뮤는 알코올 도수 40도 정도의 독주다. 어쩌면 그래서 동양인들에게 더더욱 어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부담스런 안주도 필요 없다, 그저 치즈나 땅콩이면 족하다.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의 이면에 숨겨진 간소하고 소박한 멋 역시 우리에게 잘 맞는다.

어쩌면 오늘도 내면의 욕망과 강함을 숨긴 채, 부드러운 얼굴빛으로 세상을 대하며 피곤한 하루를 보내야만 했던 당신. 화려함을 쫓고 우아해지고 싶지만, 어쩌면 그래서 오늘도 평범하고 소박한 미소가 더더욱 그리웠을지도 모를 당신, 그 고단하고 힘들었던 하루를 까뮤 한잔으로 느긋하게 마무리 하며 다시 부드러운 자신으로 돌아가 보는 건 어떨까? 오래 묵은 그리움, 그리고 달콤함에 취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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