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오늘 다른 신문은 백범 선생을 암살한 안두희 씨가 피살당한 소식, 삼익악기가 부도를 맞은 소식을 중심으로 1면을 짰다. 동아일보도 비슷했지만 색다른 소식 하나를 1면에 배치했다. 앞을 잘 보지 못하는 수능 수험생들이 10시간 가까이 점자와 씨름하느라 지문이 다 닳을 지경이라는 문제제기였다.
"시각장애인은 문제를 전체적으로 한번 훑어보고 풀 수가 없기 때문에 '쉬운 문제를 먼저 푼다'는 식의 시간안배를 할 수 없다. 문제 중 '밑줄 친 부분'을 지문에서 다시 찾으려면 시험지 몇 장을 넘기며 한참을 더듬어 가야 한다."
이 기사를 쓴 부형권 기자는 "1면톱 특종도 해봤지만 만 17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아끼는 기사를 꼽으라면 늘 이 기사"라며 "자기 기사가 단초가 돼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기자 일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1997년 수능부터 시각 장애인 수험생들은 녹음 테이프로 시험을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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