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신문은 하루 늦다.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이 숨진 소식은 10월 27일 신문에 실렸다. (물론 새벽부터 호외는 냈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큰 사건이 터졌을 때 사람들 반응을 따서 싣는 것도 고정 레퍼토리.
만약 내가 박정희 시대를 살았다면 내 반응은 어땠을까. 나 역시 하늘도 놀랄 충격으로 할 말을 잃었을까. (그러니까 김일성이 죽었을 때 북한 사람들처럼 말이다.) 아니면 거리로 뛰쳐나가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을까, 그것도 아니면 그저 '올 것이 왔다'며 소주잔을 기울였을까. 그리고 34년이 지난 지금 나는 박정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었을까.
아버지 사망 소식을 들은 박근혜의 첫 마디는 '전방은 괜찮습니까?'였다고 한다. 저 한 마디에 그 시대를 온 몸으로 버텨낸 많은 어르신들이 박정희를 진심으로 그리워하는 이유가 숨어있는지도 모르겠다. 박근혜는 어제 추모식에서 "이제 그만 아버지를 놓아드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키 165㎝ 짜리 사내가 남긴 그림자는 참 길고도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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