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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17 DJ 불출마 선언


1986년 11월 5일 김대중 민추협 공동위원장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현 정권이 수락한다면 사면복권이 되더라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동아일보는 6일자 사설에 "사실 오늘의 이 숨막히는 정국은 집권세력과 반대세력이 두 편으로 짝 갈라서서 타협없는 정권투쟁을 끝없이 계속하고 있는데다 여권후계의 불투명, 야권 두 김 씨 간의 유형무형의 갈등에도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은 진작부터 정치 실세들이 마음을 비우도 대국(大局)을 보도록 촉구해왔다"고 썼다.

이듬해 그 유명한 6·29 선언으로 우리 헌법은 대통령 직선제를 명문화했다. 그러나 '두 김 씨 간의 유형무형의 갈등'은 사라지지 않았다. 13대 대통령 선거에서 김영삼(28.03%), 김대중(27.04%) 후보는 둘이 합쳐 과반을 득표하고도 '보통사람' 노태우(36.64%)에게 대통령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 그렇게 1987년 체제는 무늬만 민정이양으로 끝났다. 1992년 대선이 끝난 뒤에도 '김대중 씨'는 정계 은퇴를 선언했지만 5년 뒤 대통령에 당선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기 말을 뒤집어야 할 때마다 "나는 살면서 거짓말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과 거짓말을 한 건 다르다"고 항변했다. 아니, 그래서 잘못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역사는 그저 기억함으로써 극복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기사 읽기: http://bit.ly/SJElJ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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