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재벌에서 감히 전자 사업에 뛰어든답니다. 말려주세요."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 소속 59개사는 1969년 7월 1일자 동아일보 1면 하단에 이런 내용으로 광고를 냈다. 이들이 내세운 삼성전자 설립반대 근거는 △TV수상기 라디오 스피커 등은 이미 국내 중소기업에서 국산화에 거의 성공했다 △합작 조건으로 내세운 생산품 85% 수출은 불가능하다 △나머지 15%만 해도 이미 국내 시장 공급 총량을 넘어선다는 것이었다.
사실 삼성그룹은 1969년에 이미 계열사가 10개가 넘는 재벌이었다. 삼성물산공사, 제일제당, 제일모직공업, 안국화재, 동방백화점, 동방생명, 한국비료, 중앙일보, 삼성문화재단, 중앙개발, 전주제지, 고려병원 등 전 부분에 걸친 문어발 시스템. 그러니 1인당 국민소득이 210달러밖에 안 됐던 1969년, 재벌이 뻔뻔스럽게도 당연히 중소기업에서 해야 할 전자공업에 뛰어들겠다고 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분개했던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만약 이때 박정희 정권이 여론에 밀려 삼성전자 설립을 불허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2012년 대한민국에서 대기업이 동네 빵집까지 잡아먹으려 드는 것과 1969년 삼성이 국내 중소 전자업체를 집어삼킨 건 어떻게 같고, 또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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